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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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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생일


BY 은하수 2005-09-10

큰 아들은 제게 훈장입니다.

녀석을 낳고 제겐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쁨이 있었읍니다.

녀석은

딸셋 있는 친정에는 가뭄 끝에 단비가 되어 주었고

아들셋 있는 시댁에는 온가족이 바라던 대들보로서 씩씩한 출생을 알렸읍니다.

 

녀석은 이분의 일의 확률 싸움에서 내가 경험한 최고의 행운이었읍니다.

녀석을 낳고서 나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났읍니다.

세상을 두려워하기 보단 당당히 맞서기를 원했고

행함에 있어 머뭇거리기 보단 모든 걸 겪어보기로 하였읍니다.

 

녀석이 있어 세상이 두렵지 않았읍니다.

녀석이 있어 세상은 도전해 볼 가치가 있었읍니다.

녀석으로 인해 둘째의 탄생도 희망과 기대로 찼었읍니다.

녀석에게 친구보다 더 좋은 선물이란 없을 것이라 믿었기에.

 

녀석이 있어 좌절이나 낙담이 길어서는 더더욱 안되었읍니다.

별일 없었던듯 재빨리 털고 일어나 의연하고 당찬 모습으로 살아 남아야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두 눈이 에미를 매순간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기에

오히려 그때문에 살갗이 아리는 아픔이 더욱 컸는지 모르겠읍니다.

 

나 혼자선 헤어나오기 힘들 것 같던 늪에 빠져서

점점 끌려 들어가며 많이 지쳐가고 있을 때

희망의 소식이 날아들었던 날은

아들의 생일 전날이었읍니다.

녀석은 내게 있어 예나 지금이나 행운의 마스코트입니다.

 

몇일 있으면 아들의 생일이 돌아 옵니다.

오늘 저녁엔 생일 파티 준비를 하였읍니다.

내일은 반 친구들을 초대해서 신나게 노는 꿈을 꾸고 있겠지요 지금쯤 꿈나라에서

 

푸른 콩깍지안의 두마리 콩중에서 큰 콩의 생일은

아름다운 구월에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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