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치 전 글을 올렸다가 사진이 너무 커서 줄이는 작업을 하는 중에 글을 다 날렸습니다. 그런데 사진크기 조절이 잘 안되네요.
제가 보는 창에는 글자나 사진이 제대로 나오는데 혹시 다른 분들께는 이상하게 올려져 보일까봐 걱정이 되네요. 그렇다면 꼬리 달아주세요. 다시 내리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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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지금은 중1인 제 아들아이의 초등학교4학년 때의 사진입니다.
지금은 이민 가고 없는 아래집에 살던 사진전문작가가 찍어준 사진이지요.
이 날 하필이면 어머님께서 눈썹그리는 연필색깔을 확인해 보시다며 아들아이의 눈썹에 그림을 그렸지요.
그러나 그 연필은 눈썹이 아닌 입술을 그리는 연필이었답니다.
아래집 엄마가 갑자기 제 아들을 불렀습니다. 호수공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주겠답니다.
그때 눈썹을 그렸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고 우리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아들을 내보냈습니다.
그 집 아빠가 사진을 찍으려고 아이를 보니 눈썹이 좀 이상했지만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일부러 예쁘게 나오라고 화장을 시켰나 그렇게 생각 했답니다.
그래서 눈썹을 지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사진을 찍었다네요.
이 날 찍은 몇 장의 사진은 전문가의 솜씨답게 참 잘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아직 어릴 때의 모습이라 제겐 참 예뻐보입니다.
지금은 키가 170을 넘고 몸무게도 묵직한 총각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제 품에 곧잘 안기는 아이가 전 여전히 아기같습니다.
방귀를 낄 때면 일부러 제 코 앞에 와선 뿡하고 끼는 엄청난 실례를 저지르는 장난꾸러기 철부지이지만 아직 조금은 그렇게 더 철없이 굴어도 전 좋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아들아이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자 아이들이 집 앞에 와서 기타학원에 갔다 온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집에 놀러오겠다고 해서 숨어 있다며 어쩌면 좋냐고 애를 태웁니다.
어쩌기는요. 전 그냥 데리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여자아이 둘이 정말 집으로 왔습니다.
가방을 목으로 해서 앞으로 넘겨 배에 걸친 모습이 기가 막혔는데 아직 그 아이들도 철없기는 우리아이 못지 않나봅니다.
포도를 씻어주고 과자를 담아 방으로 넣어줬더니 아들 친구 하나가 과자를 독차지하고 먹고 여자아이들은 포도를 재빨리 잘도 먹습니다.
아들아이는 책상에 앉아 어쩔줄 몰라하고 저도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거실에는 할머니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여자아이들을 한심해하고 있었고 남편은 그런 어머님께 아이들을 이해시키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예쁘지도 않고 그다지 예의바르지도 않았지만 제게도 맙게 보이지만은 않았답니다.
그러나 정작 괴로웠던 것은 아들아이였는데 이 아이는 아직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없고 또 좀 부담스럽다고 얘기합니다.
그래도 아이는 학교 갈 때마다 머리를 감고 거울을 봅니다.
다른 친구들보다는 많이 느린 편이지만 제법 멋도 내려 합니다.
어쨌든 전 아들아이의 행동을 늘 주시하게 됩니다.
핸드폰 문자도 꼭 확인합니다.
아직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와도 잘 지내며 즐겁게 생활하지만 언제 사춘기가 올지 모르는 일이고 또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의 사생활이 궁금하기때문입니다.
얼마전 아이의 핸드폰을 열어보았습니다.
바탕화면에 떠 있는 글귀가 달라졌습니다.
엉큰이.. 원래는 엉큰이(엉덩이가 크다고)라고 누나가 입력시켜주었었는데 아들이 바꿔놓았네요.
찌그러진 눈을 하고 있는 모양의 표정에 엄 마 또 !!!
또 몰래 핸드폰 보냐는 항의성 글귀입니다.
전 잠시 뜨끔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핸드폰을 열어봅니다.
나중에 스토커로 몰릴까 걱정입니다.
생각이 많고 책을 많이 읽고 그랬던 딸아인 사춘기가 심하게 왔는데..
책읽기 싫어하고 심각한 것 싫어하고 단순한 이 아이는 부디 수월하게 사춘기를 건너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