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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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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아침에...


BY 은하수 2005-09-05

산들한 바람이 둥근 볼을 간지럽히어 그제야

아침잠 들러 붙은 눈을 뜨고

저편 하늘 한번 올려다 보니

새털 구름 한점  티 하나 없는 파아란 가을 하늘이

두웅실 떠 있었어요

 

태풍 나비가 오고 있다는데

폭풍전야의 고요함일까

파아란 하늘  청명한 날씨조차

그악스런 소용돌이 비바람을 예고하는

두려운 전주곡일까 

신의 노여움이 조그만 이 땅만큼은

모쪼록 비껴서 가기를

 

어제 닭육수로

담백한 월남쌀국수를 해먹고

남은 쌀국수를 오늘 아침

멸치와 말린표고 우린 국물에 말아

김치를 얹어 먹는 그맛이

월남의 그것보단 훨씬 속깊다는 걸 알았지요

물론 이맛 저맛 깊은 맛 얕은 맛 여러 맛을 다 알기는 알아야겠지요

 

밝은 햇살 비추는 거리의 길목

연갈색 날렵한 모양의 하이힐에

연갈색 크고 둥그런 핸드백을 맨

회색 원피스 여인네가 걸어가는 뒷모습에는

밀크 커피향내 가득한 가을이 와 있었어요

 

FM 방송의 멘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을 울리는데

오늘 하루도 그저 아무일 없게 해달라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오늘은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으로 가슴 뻐근할 때도 한때 있었지요

 

소망의 색깔이 변하는 연유는

늙어감일까요

삶의 지혜를 터득함일까요

사는 게 별게 아니라는걸 알고난 체념일까요

 

별다른 무엇이 어디선가 나타나 나를 놀라게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 있지는 않은지

화들짝 놀라며

나를 다시한번 다잡아보게 해요

 

아무일 없는 평범한 일상이 귀중할 뿐이라는 그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