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니
대학 1학년
교실에서였지
너랑 첨 만난 건
난 스무살
넌 열아홉살
참으로 어여쁜 나이였어
기억이 안나
모두들 모인 자리
내가 무슨 말을 했던지는
하지만
넌
그날 이후
나에게
괜히 살가움을 표하며
둘만 있을때
나 누나 좋아해요
그랬었지
물론 좀 당황하긴 했었지
하지만
너의 수줍은 고백을
듣고도 왜
모른척 뭉개 버렸는지
뭐 그리 바쁜 사무가 많다구
뭐 그리 심오한 인생의 고민이 있다구
뭐 그리 멋진 사람 만나려구
뭐 그리 수백통 연애편지라도 받는다구
듣고도 못들은척
웃으며 넘겨 버렸을까
갓 고등 졸업한
까까머리 총각 순정을
무시한 죄로
나
지금 엄청나게
잘 살고
있다
넌
재미있니? 사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