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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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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BY 선물 2005-07-25

오른 쪽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화장대 거울이다.

그 거울에 웃긴 여자 하나있다.

푸석한 단발의 파마머리에 핀 하나를 꽂았다.

김 삼순은 이름만큼 삼순이답지 않았다.

지금의 내가 더 삼순이다운 모습이다.

 

지금 이 시간 8시 44분.

15분정도는 완전히 내 시간으로 누릴 수 있다.

어머님이 어여쁜 당신을 보시는데 그야말로 몰입하고 보신다.

잠시 컴 앞에 앉아 여행을 한다.

짧은 여행.

그러다 이 곳에 풀썩 앉았다.

금방 몸을 일으켜야 하지만 잠시는 편하다.

몇몇 맛있는 글을 읽었더니 배가 부르다.

 

이마에 땀띠가 났다.

어제 너무 일을 많이 했나부다.

단 한번도 에어컨 부러워한적 없었는데 요즘엔 좀 부럽다.

에어컨을 살 수가 없다.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 뒤가 문제다.

틀 수 없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괜히 갈등만 늘어날 것 같다.

알뜰살뜰 울 시어머니.

어느새 어머님 비슷해진 며느리인 나.

우린 절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 배포를 갖지 못했다.

울 아버님은 선풍기 대신 부채를 들고 다니시니...

내가 내내 켜놓은 선풍기는 불이 되어 헉헉거린다.

 

어제 김치를 담고(그래도 절인 배추 사서 담았다. 그만큼 편한 것이 행복했다.)

청소를 하고(그래도 스팀청소기를 사용했다. 시누이께 선물 받은 청소기. 행복했지만 땀은 비오듯했다. 생각보다 덜 깨끗하게 닦여져 찜찜하다.) 나니 이마에 땀띠가 나고 만 것이다.

 

그래서 핀을 꽂았다. 이마가 간질거려서..

민소매를 못 입으니 그냥 소매를 돌돌 말아 어깨까지 올렸다.

짧은 바지를 못 입으니 몰래몰래 치마를 올려서 앉는다. 그래서 더 야한 며느리가 되어버렸다.

남편이 가끔 나를 볼 때 눈빛이 이상하다. 근데 섹시하게 보는 게 절대 아니다.

처음 결혼할 때 저렇게 생긴 여자랑 결혼했던가. 딱 그 표정이다.

 휴... 8시 53분이다.

시간 정말 빨리 간다.

무슨 글을 쓸려고 하긴 했는데...

끝을 어떻게 맺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곳은 이런 끝도 좀 용서해 주시겠지..

그냥 올리고 나가야겠다.

좀 더 야심한 시각에 다시 들어오든지...

 

중복이라는데 수박이나 더 먹어야지.

중복인 것도 조금 전 다정님 글 보고 알았다.

그래서 어머님 기분이 오늘 별로셨나부다.

원래 이런 날은 좀 특별한 것을 해 먹어야 하는데...

 

나, 더위 먹었나부다. 정말로.. 헤롱헤롱

 

***모두들 더위에 건강조심하셔요. 땀띠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