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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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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 우기니까 되던디?


BY 蓮堂(그린미) 2005-07-24


 
  아픈다리 세우 듯 한다는 말이 있다.

맞던 안맞던 내 주장이 맞다고 목에 핏대 세우며 눈자위 허옇게 뜨고 달려들면 슬며시 꼬랑지 내리게 되어 있는게 약자의 약점이다.

팥으로 메주 쑨다고 하면 긴가민가로 고개 모로 꼬다가 결국엔 메주도 팥으로 쑤게 되어 있는줄 안다.

영양가 없는 주 5일 근무가 불러온 스트레스는 집집마다 쌓이나 보다.

처음 몇주는 탱자탱자로 여기저기 길에다가 기름 쏟고 휴게소에서 식사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케케묵은 음악 들으며 다리 간들 거리는것 까지는 좋았다.

가게부에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가 버거우다보니 좋던시절 다 지나가고 출근하는 남편 뒷통수에다가  바가지 날리고, 애궂은 전화통 붙들고 여기저기 하소연 하기 바쁘다.

"지랄같은 주 5일 근무는 왜 하나 몰러...그 돈은 누가 채김질겨??"

은근히 위정자에게 책임전가 하는가 하면 나날이 늘어나는 쓰임새를 탓하기보다 물가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그러게,

자장면 먹을거 간자장 시켜 먹고, 돈가스 먹을 거 함박스테이크 시켜 먹을 때 알아 먹었어야 쥐........

지름길 놔두고 드라이브 운운 하며 먼 길 돌아 다녔을 때도 느꼈어야 쥐.........

 

각설하고....

남편이 이틀 연거푸 쉬니까 내가 죽을 맛이다.

친구들도 마캉 집에서 죽치고 있으니 모여 놀곳도 없다고 카면서 아침 내내 잠만 잔다.

슬며시 실눈 뜨더니 오후 두시를 지나고 있는 시계를 보고 벌떡 일어나 앉는다.

"이봐....나 점심 안 줘??........."

 책을 보고 있던 내 눈이 샐쭉하게 위로 찢어졌다.

"아까 줬잖우?"

물론 거짓 말이다. 아까 먹은 건 늦은 아침이었다.

 "그건 아침 아니었나?"

강력한 내 대답에 자신 없어 하면서도 배를 슬슬 문지런다.

"참내....... 자고 나더니 우째 아침 점심도 구분 못하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쥐어박 듯 둘러대는 내 말에 앉아서 골똘이 생각하던 남편이 도로 자리에 누우면서 한 마디 웅얼 거린다.

"그런데 왜 배가 고프지?.........참 내........이상허네......"

ㅉㅉ 옛말에도 나간 사람은 요(料 - 밥)가 있어도 자는 사람은 요가 없다는 말 모르는 갑다.

 

그래서 한끼 벌었다.

그런데.....

나도 배가 고픈데 우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