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17

쪼물락 쪼물락


BY 蓮堂(그린미) 2005-07-21

폰에 충전이 안되어서 서비스 센타에 갔더니  충전기가 오래 되어서 고장이 났다고 한다.

입맛이 떫다.

아들 녀석이 쓰던 지꺼는 놔두고 산지 얼마 안되는 내꺼를 가지고 간지, 말하자면 바꾸어 간지 두달도 채 안되어서 덜컥 병이 들고 말았다.

이 녀석이 미리 감을 잡고 바꿔치기를 했나.....

그렇게 영악스러운 놈이 아니지만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드는 한심한 에미다.

완존히 밑지는 장사지만 군바리 아들녀석 불러 내려서 물어 달라고 할수도 없고......쩝

거금 만원을 주고 나오는데  그 가게 앞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도로변에 무언가를 펴 놓고 파는 게 보였다.

지독한 근시라서 보이지는 않고 그래서 가까이 가서 보니 브레지어를 비롯한 속옷을 길거리에 펴놓고 팔고 있었다.

 마침 브레지어를 살려고 하던 참이어서 값은 물어보지 않고 쪼그리고 앉아서 사이즈 80짜리 살색으로 두개를 골랐다.

그런데 물건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속으로 한개에 5천원쯤 할거라는 짐작만 가지고 두개를 고른 뒤 값을 물었다.

더위에 푹 익은 벌건 얼굴을 가진 중년의 아줌마는 두개에 5천원이라고 했다.

고르던 손이 멈칫했다.

이렇게 싼거라면 별수 없겠구나 하는 선입견에 조금전까지만 해도 살려던 맘이 싹 달아났다.

싼게 비지떡인데 일회용밖에 안되겠지만 땡볕에 한개라도 팔려고 입에 침튀기는 아줌마를 보니 도저히 그냥 일어설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선뜻 사기엔 분명 돌아서서 후회 할거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애꿎게 브레지어만 손에 쥐고 쪼물락 거렸다

5천원을 버리느냐 아니면 얼굴에 철판 깔고 그대로 일어서서 돈을 버느냐로 한동안 망설이는 나를보고 아줌마는 행여 잡은 고기 놓칠까봐 미리 검은 비닐 봉투의 아가리를 벌려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줌마는 가슴이 이뻐서 이거하면 이쁠거예요"

내 가슴을 이리저리 훑어 보더니 미끼를 마구 던지고 있었다.

풋~~~!!!

이나이에 가슴이 이쁘다는 입에 발린 소리에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난감했다.

여자 젖마개를 붙잡고 오랜시간 쪼물락 거리는것도 지나가는 사람의 눈요깃감이 될것 같아서 할수없이 두개를 골라서 벌리고 있는 검은 비닐 봉투안에 넣었다.

안도하는 아줌마의 솔직한 인상을 보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보다 더 많은 액수의 돈도 기부하는 사람이 많은데 쪼존하게 .........

 

지금 입고 있는데 너무 편하다.

순면이라서 착용감도 별로 없고.

싼게 비지떡이 아니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