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 끝
바야흐로 여름의 한가운데로 접어드는 즈음
노털털이 애마를 타고 가는 도로 가에는 칸나가 일렬로 나열하여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
넉넉하기만 한 푸르른 잎새 사이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붉은색의 향연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국화를 달뜨게 해.
붉은 색 쉬폰 드레스를 입고 싶어... 주름이 넉넉하면서 하늘거리는...
몸매는 염두에 두지 않고서...
하늘을 향해 씩씩하게 솟아있는 시원스런 푸른 잎새하며
흘러 내리는 붉은색 레이스 꽃송이는
당당한 미인을 보는 듯 하다.
노란색 레이스 꽃송이도 사이사이 보이지만
아직 수줍어만 해.
여름을 지배하는 여신의 제대 한켠
초록 촛대 위에 낭자하게 타오르는 불꽃
너에 비하면
능소화도, 무궁화도, 하얀 수국?도, 접시꽃도...
촌아낙네에 불과해.
난 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