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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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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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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웃고 달도 웃고


BY 바늘 2005-07-17

어제 내이름 석자 또렷하게 기제된 집문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여 아파트 등기부 등본이
나왔다.
 
퇴근 길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 등기 서류를 전해 받으면서 이미 매매 계약이 끝났고
잔금까지 다 치른후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가슴은 또 다시  울컥거렸다.
 
 
좋았던 시절 같은 아파트 위 아랫층 살았던 인연도 있었고 게다가 두집다 우연스레
모두 증권사 지점장이었던 공통점으로 살가웠던 이웃 사촌이었는데
 
그 형님네는 위기의 순간에 적당하게 털고 퇴직하셔서 공인 중개사 자격증을 따시고
부부가 합심하여 대단지 아파트 상가에 자리를 잡고 부동산업을 하고 되었고
 
우리집은 적당한 시기를 지나 곪아 터진 후 막말로 자식새끼 마누라
나 몰라라 무책임하게 내버려 두고 혼자 출행랑을 쳤기에...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도 내가 너무 슬퍼 보이니까 다시 정정을 하련다.
 
나 보기가 미안해 가족을 두고 떠났던 애들 아빠는 이런 좋은 순간에
설마 몇년만에 내 스스로 집장만을 했으리라 상상도 못하였을 것이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데 내안에 내가 많음인지 아니면 부처님도 돌아 앉는다는
못된짓에 용서가 안되서인지 알리지도 않았다.
 
이웃사촌 정스런 형님은 거의 봉사 수준으로 은행 대출 연결에서 부터 신뢰감 드는
법무사 선정까지 발벗고 나서 주셔서 그야말로 이없으면 잇몸이라고
한달도 안된 사이에 모든 일들이 순순하게 풀려 나갔다.
 
등기 서류를 품에 안고 일부러 버스를 타지 않고 한참을 걸었다.
 
까만 밤하늘에 걸린 달도 한번 쳐다보고 지난날 차압이 들어 온다기에
집안 가재 도구를 이삿짐 창고에 보관한적이 있었는데 금방 해결이 될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거의 일년 가깝게 지연되어 다른것은 몰라도
냉장고 없이 일년을 버티었던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그만 또 핑~~~
 
냉장고에 보관된 찬 냉수 한컵이 왜그리 절실하던지...
 
지난 시절 홀로서기에 어려웠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엄마가 뭐든 다 할거니까 아무 걱정마~
 
말이 씨가 되었을까?
 
걱정 많던 날들속에 큰 걱정 하나가 덜궈지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면서 얼마를 걸었을까?
 
갑자기 뒤에서 아줌마~~ 부르는 소리에 돌아 보니
 
아휴~~ 딸아이다~
 
엄마라는 호칭 대신 나를 웃겨주려고 아줌마~~~ 부른것이다~
 
우연스레 만난 딸아이에게 등기  서류 봉투를 전해주고
 
너도 기분좋지?
 
이쁜딸은 베시시 웃는다~~
 
 
까만 밤
 
딸도 웃고 달도 웃고
 
나는 좋아서 울었다
 
찔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