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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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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온


BY 도영 2005-07-13

여름향기가 난다.

해질녁 뒷동네 들판에 나가보니  잠자리떼가 낮게 비행을 하고

네모진 논에 벼들은 중키를 넘었다.

요즘 슬럼프가 자주오고 그리고 오래간다.

사십대로 접어들고는 감정의 변화도 삼한사온이다

감성은 메마르고

한곳에 마음이 집중이 안된다.

설겆이하다가 청소기를 돌리는가 하며.

청소기를 돌리다가 컴퓨터를 킨다.

그러다 아까 하다만 설겆이를 하다가.전화기를 누르다 애들방에 눈이 갔다

애들방을 돌리다 팽개쳐진 청소기가 눈에띠기에

또 설겆이하다가 전화기 잡으려던 손으로 청소기를 슬그머니 잡아졌다

이러다보니 우리집 풍경은 종일 어수선하다.

언제부터 이래 산만해졌는가.

한가지를 쌈빡하게 마무리를 해야하는데

이일 찔끔 저일 찔끔 하다보니

아침에 설겆이를 하다가 통화한 여동생이 오후에 전화가와서  "뭐해 ?"물으면.

"응.설겆이해.."대답한다.

동생은"하루종일 설겆이하냐..언니도 디게 산만하다 응?집중을 못하니.."

그러고보니 집중을 못하는거 같다.

아마도 이건 마음속에 번뇌가 있어 그런것은 아닐까.

딱히 번뇌도 없건만. 늘 내 내면에 허기가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비가 억수로 퍼붓던 며칠전 바다를 찾았다.

바다 이쪽에서 바라본 바다 저쪽에 산허리는 해무로 가득찼다

바다 저쪽에 해무를 바라보니 신비로와

그 신비로움속으로  해무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한시간쯤 걸었을까.

그 신비로운 해무가 깔린 산허리에 가서보니 아까보이던 해무는 보이지 않고

신비로운 베일대신 이름모를 노란꽃들이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바라다본 내가 걸어온 그곳에 뽀얀 해무가 또다시 나를 유혹했다.

그래 그랬다.

내가 머무르는 이곳보다

내가 머물를수 없는 저곳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욕망의 허기 였음을..

나의 내면의 그 허기의 정체를 알고난 며칠은

안정이 찾아왔다.

룰룰랄랄..이렇게 살면되지.

사는게 뭐 별거냐 ..아.좋아~`좋아~~내 삶이..

그리고 며칠후 또 늪에 빠진 징그런 기분이 든다.

삼한사온이 발동을 한것이다.

비오는날에는 비가와서 감정선이 흐트러지고

오늘처럼 햇볕 쨍한날에는

여름햇살에 반사되는 윤기 흐르는 감나무 잎새에 질투를 느끼고는 한다.

사십대 중반이 되고부터 .

나의 감정이 변화무쌍하다.

해질녁 저녁놀은 나를 싸한 기분으로 몰고갔다가.

삼순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헤헤.  거리는 나를 본다

불과 두어시간전에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싸해지던

나와는 너무 대조적이라  이거 병은  아닐까..

혹시 내몸안에 이중성을 자극하는 의학계에 보고가 안된

새로운 물질이 생성됐나 ?

잠시 심각해지다가 전자렌지위에 호르몬 약에 손이간다.

호르몬 수치가 낮다든데 .

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

신경을 교란 시킨다나.

난소에서 만들지 못하는 호르몬을

지방세포가 호르몬을 만들려고 지방세포를 늘린다나.

그래서 살이 찌면서 지방세포가 복부로 몰린다나.

친절한 지방세포에 의해

몸이 망가지고

피부가 예전같지 않아 자신감도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요즘 슬럼프란 늪을 들락날락 한다.

오늘역시 내기분은 흐림.

삼한사온이 시작됐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