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마와 친정엄마의 애키우는 스타일을 비교해 보게 된다.
친정엄마에겐 딸이 셋 있다.
대체로 기분가는대로 그날 그날의 필(feel)대로 키운 것 같다.
내킬 때는 소나기식 사랑을 퍼붓다가 성이 차지 않을 때는 폭언도 서슴치 않고 그리고
때로는 무관심한 듯 하다가 갑자기 지나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어렸을때는 엄마와 별 부딪힘 없이(?) 그래도 세상에 엄마가 최고인 줄 알고 자랐는데
대학 가서 참 엄마랑 많이 부딪치고 그 때문에 힘이 들었다.
변덕이 심해서 남 눈치 잘 못보는 둔한 나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제일 싫은 건 형제간에 비교하는 것, 맏이로서의 고뇌랄까 책임감이랄까를 완존 무시하는 언사를 하는 것이었다.
언어폭력, 학대, 고문으로 느껴졌다.
성격이 불같은 아버지와도 사이가 좋지 못했다.
엄마가 중간에서 나를 나쁘게 얘기하면 내가 이쁘게 보일리 없었다.
나중에 어느 글에선가 콩쥐팥쥐, 장화홍련,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속의 맘씨 나쁜 계모는 생모의 숨겨논 또다른 얼굴을 표현한 것(생모를 그렇게 표현하면 사회적 지탄을 받을 것이므로...)이라는 글을 읽고 깊이 공감했었다.
시집 와서 보니 그동안 내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확연해졌다. 왜냐면
전에는 뚜렷한 비교대상이 없었기에 심증뿐인 나의 억울함을 밝힐 근거가 없었지만 이젠 물증이 생긴 것이다.
시엄마 아들 셋이 있다.
아들들 마음 아플 만한 얘기 한 마디 안하신다. 오랜 만에 만나서 좋은 얘기만 하자는 주의시다.
내가 보기엔 셋 다 이뻐하시는 것 같은데 다른 아들들 이구동성 엄마는 큰 형을 제일 좋아해 그런다. 그래도 다른 아들들 나름대로 별 불만 없는 얼굴이다.
큰 아들인 남편 보면 부담스러운 얘기는 거의 안하신다. 그럼에도 울 남편 부담을 충분히 느끼는 듯 하며(?) 맏아들 노릇 톡톡히 한다.
아이들은 어릴 때는 조용하게 키워 주어야 한다. 항상 형이 우선이다. 잘해 주고 나쁜 짓 하면 정신나게 야단쳐라. 아빠가 야단칠때는 말리지 말아라. 안그러면 애들 간이 커진다... 나름의 일관된 육아관이 있으시다.
시엄마 아들들한테 내가 보기엔 참 잘하신다.(그렇다고 며느리에게 딸같이 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한참 뒤에 알았다. 며느리는 며느리일뿐...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일뿐... 경계도 참 명확하시더라... 그러시다면 나도...) 그래도 아들들 엄마 어렸을때 참 무서웠다고 얘기한다.
두 집을 비교하면서 느낀 교훈은
첫째, 엄마의 일관된 양육 태도가 있어야 한다.
둘째, 자식들 간에 비교는 금물이다.
셋째, 맏이는 맏이로 키우고 막내는 막내로 키운다.
넷째, 자식들 앞에서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다. 감정을 생으로 들어내지 말자.
다섯째, 부부 싸움하지 말자.(잘 안된다. 근데)
PS; 한 사람의 인격이 만들어지는데
날 때부터 갖고 있는 기질이랄까, 성격이 중요할까?
아니면 태어난 후 자랄 때의 환경이나 양육방식이 더 중요할까?
옛날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도 중요한 것 같다. 한 나무의 열매도 실한 것도 있고 안 그런 것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