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그어느곳보다 주거환경이 편안하고 윤택한 제기동. 이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삶고 뺑끼가게 구석창고에서 맡은바 삶의 소임을 다하던 鼠가, 소생 서생원 오늘 세상을 하직하게 된 사연을 말씀 올리겄습니다. 제기동 한약방 골목으로 해서 이나라 이름있는 재래시장으로써 둘째가라면 서러운 경동시장통으로 해서 이 뺑끼상회로 들어온지 보름남짓 되었사옵니다.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는 정릉천 시궁창보다 춤까지 한판 뛰고싶게 만드는 뺑끼 신너통이 그득쌓인 이상회 창고. 참, 여기서 재미나게 살아보고 싶었습죠. 처음엔 뒤져보면 먹을거리도 더러 있었습죠. 라면이나 국수 부스러기며 참외껍질에 도마토껍질.빵이며 과자 부스러기. 그러나 인색한 주인집 헤헤아짐마는 소생이 기숙하는걸 눈치 챈뒤론 사그리 없애버리고 설겆이는 그악스레 해 대었습니다.. 참, 인심도 사납지.제가 먹을것도 아닌담에야 남아 버리는 음식 찌꺼기쯤 그런데 얼마전 웬일로 인색하기 짝이 없는 이아짐마가 싱크대 위에 부엌바닥에 냄새도 고소한것이 그렇게 저녁밥을 맛나게 먹고 널널한 뺑끼창고 싸아한 신너냄새속에 낙작지근하게 누웠는데 뿅뿅뿅 레이저 칼쌈도 벌리고 하늘을 올랐다 내렸다 저절로그네가 밤새 타졌습니다. 여늬날과 마찬가지로 발발발 부지런히 일상의 삶을 살아낸 저녁 이게 웬일입니까. 또 그 고소한 밥상이 차려져 있기에 맛나게 배불리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습죠. 벚꽃잎 흩어져 내리듯 사라지고 불꽃축제는 밤새 그칠줄 몰랐습니다. 불꽃놀이가 잦아들며 날은 밝고 목이 타 왔습니다. 물을 마시러가야지,물을. 물 물 물 일어서는게 힘들었습니다. 비척비척 일어나는데 웬일인지 뺑기상회 안에 안개가 가득 차 있어 물을 찾아 마시고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때가 되어 겨우 다리를 움직여 다시 고소한 저녁밥상을 찾아갔습니다. 몸은 무겁고 앞도 보이지 아니하며 다리는 뻣뻣해 왔습니다. 무릇, "먹는다"는 것입니다. 온몸이 나른 해 지면서 천천히 껌껌한 눈앞이 밝아지며 온세상이 환해지는듯 하더니 구름위에 물을 찾아 부엌을 통해 화장실로 가려 더듬더듬 비틀비틀 길을 나서는데 아, 그때 이집주인 아짐마가 부엌으로 들어섰던 모양입니다. 으아아아아아악~~~~~ 용가리 울움소리같은 괴성을 질러대며 물먹으러 가던길을 되돌아 비틀비틀 뺑끼칠할때 쓰는 로울러니 붓이 쌓여있는 박스옆으로 이것 또한 이세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것들이 로울러박스옆에 숨어 들으니 "왜왜왜 왜 왜 왜 왜 에에에에 왜...." "아이고,, 요기 쥐가 있어요..아이고...조 뒤로 들어갔어요..아구..놀래라" "조 뒤로 갔는데요..내비 두세요..이따가 여기 가게 사람들 오믄 보라 할께요. "어 어 어 어 어 어어~~~~~~~~~~~~~~~"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심한 말더듬 손님은 그렇게 물건을 들고 나가는듯 하였고 아, 점점 굳어가는 사지육신 희미해지는 의식... 별로 억울할것은 없었습니다. 세상에 왔다가 죽지 않은 생명 그런것은 애시당초 없으니께요. 다만, 목을 좀 축였으면 해서 다시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밖으로 나갔습니다. 더이상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타오르던 목마름도 딱 멈췄습니다. 갑갑하고 답답하던 의식은 한없이 자유로와져 하늘로 둥실 떠 올랐습니다. 이제 이집 아짐마가 그리 끔찍하게 싫어하는 흉한 허물을 벗어던졌습니다. 노래를 불러봅니다. "♪♬ 잉간으로 태어날까요. 원생이로 태어날까요. 도데체 이세상에 뭣으로 다시 태어나믄 좋겄습니까?????????
백년은 묵음직한 한옥 시궁창을 통해 정릉천까지 두루 넓은 세상 한바퀴 돌아
종일 냄새를 들이마시고 있으면 정신이 아리딸딸 울렁거리다 종내는 쿵덕덕쿵덕덕
쌀자루도 두겹세겹 비니루봉투에 담아서 꽁꽁 동여매놓고 음식 찌꺼기를
이세상 같은시기에 태어나 같은공간에 같이 살아가는 같은동지의 생명을 위하야
싱크대 구석이나 바닥에 찔끔찔끔 흘려놓을 수도 있으련만
그리도 매정하게 싹싹 치워버리다니....
그 아짐마는 어쩌다 소생의 꼬랑지만 흘깃보고나서도 괴성을 지르며
펄떡펄떡 길길이 날뛰었습니다. 소생이 뭘 어쨌다고 그러는지 그아짐마 오두방정에
소생이 더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죠.
쌀푸대 옆에 신문지를 깔고 색깔도 고운 분홍색 쌀알을 차려놓았지 뭡니까.
얼마만에 먹어보는 진수성찬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당시 배 고프기를 말할것 같으면
살찐 고양이 한마리는 넉끈히 잡아 삼킬듯 했습니다.
소생 몸이 비행접시마냥 붕 떠오르더니 컴컴한 천정을 붕붕 날아다니고
날이밝아 지처널브러진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기어가 대야에 담긴 냉수를 마셨습죠.
아, 이번엔 컴컴한 창고 천정위로 폭죽이 터져 올랐습니다.
뾰오옹 한방 터지고 나면 갖가지 불꽃이 반짝반짝 반짝 둥군 에드벌룬 모양으로 반짝이다
다시 한방이 뾰로롱 터져 오르고 또 다시 뿅뿅뿅 불꽃을 피워오르다
그다음엔 온 창고 가득 빠방 빵빵빵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번쩍번쩍 푸른 레이저 빔이 이쪽저쪽에서 춤을 추고
에너멜 뺑낀지 우레탕인지 에폭신지...구별이 안갔습니다.
소생이 그걸 구별한 필요는 하등에 없지만 거 참 기이한 일이로다 생각하며
이승의 모든 살아있는것들이 빠짐없이 수행해야할 거룩한 임무는
다리가 떨리고 하얀안개가 검은안개로 변한듯 시신경에 마비가 와도
먹는다는것은 소생이 살아있는한 해야 할 일이었습죠.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잠자리로 돌아가 누웠습니다.
아! 더이상 불꽃도 피어오르지 않았고 이쪽저쪽에서 레이저빔이 올라오지도 않았습니다.
소생의 몸이 얹어져 있었습니다. 둥실둥실 평화로운 구름을 타고 밤새 너울너울 날아다니다보니
목이 말랐습니다.
펄떡펄떡 뛰어 밖으로 나갑디다. 허허참,
숨어들었습죠.
숨어들었다니 참 비굴한 생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모든 위해한 주위환경으로부터 남아있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는것
살아있는 그날까지 마땅히 거룩하게 수행해야만 하는 임무인것입죠.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은 말더듬이 총각이었습니다.
"어 어어 어 어 어 어 ~~~~~~~~~~~~~~~~~~~~~~~~~~~~~~"
아구...가슴이 떨려갖구 조기 창고엘 못 가겠네요."
"예에,그럼 직접 꺼내오실래요? 조기 들어가시면요 왼쪽에 신너통을 쭈욱 쌓였거든요.
거기 락카신너라고 써 있는거 있어요.아구 쥐는 너무 싫어."
소생은 그곳에 누워 몇시각을 더 보냈습죠.
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천천히 한발한발 앞으로 앞으로......
그리고 이리저리 빙글빙글 세상을 날아 오릅니다.
차라리 고얭이로 태어날까요.♪♬
많은영혼 오고가는 이승저승길목에서.....♪♬..."
이때까지 소생의 사연을 들어주신 여러분께서는
꼭 한말씀씩 해 주셔야 쓰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