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년생 딸아이!
얼마전 성년의 날을 보낸 어여쁜 딸아이가 같은과 친구 두명을 집으로 초대하여
중국 기업문화에 관한 협동 과제물 제출을 위하여 밤샘을 한단다.
일주일 전부터 딸아이는 엄마~ 있잖아 그날 그러니까 이번 주말에 엄마 하루 집 비우고
어디 여행이라도 아니면 찜질방에 아줌마들하고 가면 좋은데~
애는 뭐~ 엄마가 있으면 안되니?
아이 ~엄마~ 그래도 친구들이 좀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알았어 알았다고~~
헌데 막상 그 일주일이 빠르게 지나고 맞이한 주말
마침 토요 근무도 없고 시간은 널널한데 딱히 갈곳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디로 가지 어디로...
광주에 사는 친구가 지난번 부터 바람 쏘일겸 꼬옥 한번 내려 오라했는데
아뿔싸 ~~
친정동생이 하필 결혼날이란다.
그럼 어쩌나~~
떠오르는 얼굴들 하나 하나~
갑작스레 찾아가 문두드려도 반겨줄 친구들은 여럿있으나 막상 발걸음이
쉽지 않았다.
주말에 가족들과의 자리에 갑작스런 방문이 실례가 될것도 같아 망설여지고~
인천사는 언니네를 갈까 하다 늘 동생 걱정이 태산같은 언니 만나면
한숨쉴까 또 마음이 선듯 안내키고~
이곳에 가끔 찾아와 흔적을 두는 하얀비 부부를 떠올리니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데
거기도 그렇고~
휴대폰을 열고 저장된 이름 순서대로 마음에 날개를 달고 떠올려 보았다.
누구와 주말에 이 빈 공간을 채워야하나?
아~~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아이는 5시면 알바 끝나고 친구들과 들이 닥칠터인데~
쉬는날 아침부터 침대카바 벗겨 빨고 다림질하고 쓰레기 분리수거하고 청소하고
쉴사이 없이 집안일을 하다보니 오후가 되버리고 ~
일단 외출 준비를 하였다.
아파트 상가 미장원에 들러 머리를 좀 다듬고 마을 버스를 기다리면서
본지 한참된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다.
조명기구점을 차린지 일년이 지났는데
그 친구라면 가게 지키고 있을 터이니 그곳에나 가볼까~~
폰을 열어 신호를 보내니 역시나 반갑게 두팔 벌려 환영이란다.
마을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하고 생각보다 빠르게 도착하여보니
매장은 아주 넓직하고 친구는 책상에 앉아 있다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
게다가 쇼파에 앉아 신문을 보던 친구 남편도 무척이나 반가워한다.
친구는 가게 옆에 자주가는 단골 횟집이 있다면서 남편보고는 얼른 문닫고
오라면서 나의 팔짱을 낀다.
순간 나는 참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친구 부부와 호호 까르르 거리면서 밤이 늦도록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집에 함께가 자고 가란다~
아니야~~ 이제 늦었으니 갈란다~
쓸쓸한 세월에 서러운 날들에서 나에게는 보석같고 보물같은 좋은 친구들이
곁에 있으니 얼마나 부자인가?
지하철 막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딸아이에게 전화를 하니 친구들이 집으로와서
저녁도 지어먹고 제출할 과제물 머리 싸메고 진행중이란다.
엄마가 들어갈때 뭐 사갖고 갈까 ?
엄마~ 마음대로 맛있는거~~ 많이 사와요 ㅎㅎㅎ
집에와 아이들에게 수박과 참외를 모양네어 깍아 각자 접시에 담아 주고는
엄마는 잔다~~
한잔술에 취하고 후덕한 친구 부부의 정스런 대접에 취하고 게다가
지하철 계단에서 꽃을 파는 아줌마에게 오월에 가을 소국을 한다발 사와
그 소국 국화향에 취하고 행복했던 바늘이랍니다.
밤샘하고 늦잠 자는 아이들 깨워 야채 볶음밥에 계란탕해서 먹여 보내고
이제 한가한 바늘입니다.
끄적 끄적~
*지하철 계단에서 가을을 만나고
정깊은 친구와 나눈 술잔은
행복한 미소를 짓게한다.
언제 어느날 몇시
작정하고 찾은 만남이 아니였는데
문 활짝 열어 버선발로 반겨주니 가슴싸한 행복이여라
슬픔에 푸욱 절여져 주체하기 힘든날들
그런 요즘이기에
전보다 더 많이 눈물도 잦고
때로 그반대로 작은정에도 커다란 감사가 찾아들어 미소도 잦다
마지막 지하철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
시간이 늦어 그런가 시들해져 가는 꽃사이로
가을 소국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 계단 중간쯤에 작은 돗자리를 펴고 꽃을 파는 아줌마
나처럼 힘들어 보인다.
오월 늦은밤
가을 언저리에 어울릴것 같은 소국을 품에안고
오월의 밤길을 걸어 보았다.
오월에 만난 가을에 취하여...
ps-->오늘은 아컴 행사날인데 망설이다 불참합니다. 내년에는
올해와 달리 홀가분 마음으로 걸음해야지~희망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