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어떤 후미진 골목 언저리에서 몸에 술 냄새를
꽉 채우고, 살빛이 희번득이게 흐느적 흐느적...
애처롭게 노래 한자락을 부르는 나를 그려본 적이 있다.
'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하는지...세월이...'
남편과 열아홉에 만나 스물 네살에 결혼을 했다.
친구가 무척 사랑하는 남자 였고, 그런 친구의 애간장을
녹이는 남자의 처세를 보면서.. 들으면서.. 나 또한 이 남자에
대해 호감을 갖어었다.
물론 열아홉...그때는 사랑 보다는 짝사랑을 더 에로틱하게
생각 했었다.
그리고 짝사랑에 목말라하는 친구를 바라보며 같이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 했었다.
어느날 남자는 친구를 데리고 대학 커플 모임에 갔다.
" 여자 없으면 안돼지.."
얼굴도 모르는 서울 男의 음성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남자는 내 마음도 모른체 나에게 상의를 했다.
" ..."
난 내 친구를 데리고 가라고 했다.
친구에게 의양을 물었고, 둘은 기차를 타고 서울로
입성 했다.
난 그날 참 많이 아쉬워 했던 거 같다.
특유의 내숭으로 내 발을 내가 찌었다며...밤새 눈물을 내었다.
친구가 남자와 서울에 갔다온 후.. 많은 이야기를 쏟아 낸다.
묻지 않는 말들은 오목한 입으로...내가 최신 이태리 피자 한판을
다 먹을 때까지 여신 떠들어 댄다.
지금은 흔한게 피자지만, 그때 최신 이태리 피자는 이 친구 아니면
먹어 볼수도 없는 외제 음식 이었다.
' 푸 ' 말하는 자와 먹는 자 과연 누가 승리 했나!
그 후 친구는 본격적으로 남자와 만남을 갖었고..나는 남자와
친구 사이에서 사랑의 징검다리 역을 했다.
참으로 우스운 것은 서울에 가던 날 밤..아무일 없이 잤나? 였다.
친구는 속옷까지도 나에게 문의를 했다.
그리고 정말 예쁜 것을 골라 주었다.
' 우습게 ;'
아직도 믿어지진 않지만...지금 남편을 봐서는 옆에 여자가
있는데 그냥 잘 사람은 아니거 같고..
친구는 밤새 잠을 못자고, 이 남자가 침범해 주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남편은 " 내가 데리고 살 여자만 품는다 "
이런 립 서비스를 지금도 날리고 산다.
그렇게 몇 달이 갔다.
어느날 남자는 친구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했단다.
친구는 울며 불며 나에게 찾아 왔고...난 분노를 했다.
결국엔 가지고 논 것이 아닌가!
꼭 내가 당한 시련처럼 마구 남자에게 악담을 했다.
남자는 아무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 보다 그때의 이 남자는 선술집 한 켠에서 ' 나라와
그리고 자아' 를 찾는 메마른 사슴 같은 사내였다.
독소를 품는 나에게 그는 입술을 포개어 버렸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뼈가 녹아내는 거 같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친구는 피자를 매일 같이 사줬다.
그러나 난 피자를 먹을 수 없었다.
다만 내 살빛이 뜨거워져 가고 있음을 느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