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75

바꿔?말어?


BY 도영 2005-05-24

 

수년전쯤 아파트 반상회에서 도시가스를 설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아파트 주민들은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가

안전하고 저렴하고 편리한 도시가스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나는 반대를 해야만 했야했다

이유인즉  얼마전 바꾼 기름보일러를 다시 가스 보일러로 바꾼다고 생각하니

아까웠기에..찬성할 수가 없었다


보일러 교체할때 선견지명?에 남다른 나는 남편에게

“복달이 아빠요 ..이제 흥해도 도시가스 들어온다던데 가스보일러로 하자구요.”

남편은 어느 세월에 흥해까지 들어오냐며

고집을 부려 기름보일러를 설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

흥해에도 꿈의 도시가스가 들어와서 단체로 할때 같이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엄청 고민 했었다...ㅎㅎㅎㅎ

기름보일러는 고장날때까지 사용한다해도

가스렌지만 사용하고자 설치비 50만원정도를 투자하려니

비경제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남편의 반대  때문이였는데.남편은

“이사람아..생각해봐라 가스한통 들여놓으면 넉달은 쓰는데

50만원이나 투자할래? 원.경제관념이 그래 없어서야.“

남편의 말을 듣고보니 그럴싸 했다

나역시도 내심  50만원이란 거금이 솔직히 아까웠기에

남편의 말을 듣는척 하고 도시가스 설치를 하지 않았다

도시가스배관 공사가 끝나고

아파트 뒷베란다를 나가보니

얼기설기 얽힌 주홍색줄에 폭탄같은 가스통들이 없어진

아파트는 미관상  깔끔하고 안전해서

“괜히 우겼나..이제와서 한다하면 아파트 반장이 웃을텐데...에이 자존심 상해라”

그러고 아파트를 둘러보니

내가 사는 40세대중 우리집을 포함한 딱 세집만 LPG 가스통이 놓여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 우리집만 LPG상징인 주홍색 가스줄이 매달려 있었다면

약간은 의기소침할텐데. 나머지 두집이 나를 위로를 해주었다

그렇게 몆달 지나고 뒷베란다를 나가보니

세가구중 한집이  고집을 꺽고 그새 도시가스로 바꾸었지 뭐람..흠..

세련되고 깔끔한 도시가스 배관을 보고 내마음도 흔들렸지만

나머지 한집이 버티고 있기에

침을 꿀꺽 삼키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던중 문제가 발생 했다

문제가 발생한 그날..

그날은 친구들을 불러  우리집에서 국수를 삶아먹는 날이였다

멸치다시 우려내고 국수에 얹을 지단과 갖가지 고명을 만들고

친구들이 막 도착하면  쫄깃쫄깃한 국수를 먹이려고

만반의 준비를 갗추고 ..드디어..친구들이 도착 했다

배고프다는 친구들의 성화에 나는 가스렌지위에 올려진 끓는물에

국수를 넣고 젓가락으로 휘휘 젓는데  하필 가스가 떨어질게 뭔가 ..

긴급사태 !..

야외가스렌지는 지난번 아들이 친구 빌려주었는데 ...

급하게 가스배달 전화를 했지만..

그러나 그날은 일요일이라 한참만에 전화를 받은 사장님 왈.

“휴일에는 쉬는날입니다 .제가 멀리 나와 있어서 곤란하네요.”

황당 .당황 .머쓱.곤란.몆가지의 표정이 교차되는 순간 이였다

할수없이 싱크대 구석에 있던 전기 핫블레이크를 이용해

국수를 삶았지만 이미 국수는 퍼질대로 퍼져

친구들은  떡 국수를 삼키며 한마디씩 던지는 말들을 들어야했다

“어이 아줌마~이기 몬일이고 생긴 것은 여시같은 것이 와 ..편리함을 거부하노..”

한친구의 말에 다른친구의 지원 사격이 가해졌다

“야야..들어오다 보니 딱 두집만 가스통이 세워져 있더라 ..똥고집 고마피우라마.유흥비는 아까운줄 모르면서 가스나...”친구들의 쏘아댐에

나는 변명아닌 사실을 이야기 해야만 했다

“그게 아이고..멀쩡한 기름보일러 아깝다고 ...우리 복달이 아바이가 고집펴서 안글나.”

나는 죄가 없노라고 강조를 했지만 친구들은 수긍을 하지 않는 눈치였다

아무튼 그날 친구들은 떡국수를 먹고는 소화 안된 표정으로 돌아가고

나는 또 갈등의 기로에 서서 가득이나 좁은 뒷 베란다 공간을

떠억하니 차지 하고있는 보일러를 바라보며

바꿔?말어?갈등을 했다

기름보일러는 내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잘만 돌아가기에

“그래 니 고장날때까정 참자 .참아야지 ..”

마음을 다잡고  겨울을 나는데 어찌나 지난 겨울은 춥던지

게다 이라크 전쟁통에 유가는 폭등하고 .

우리가족은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저렴한 도시가스  난방으로

뜨뜻하게 사는  옆집을 부러워 해야만 했다.후~~

그해 겨울은 우리가 아끼려던 보일러값에 육박하는 비싼 석유값을

지출하는 일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도시가스가 경제적이라고 느낀 남편은

“복달이 어메야~~우리도 도시가스 신청 하자~~”

오기가 발동한 나는 버틸때까지 버티자..한마디 하고

이왕 버틴거 돌아오는 겨울에 생각해보자고 했고

유가 인상으로 추운 겨울을 보낸 우리가족은

봄이 오니 겨울내 움추렸던 어깨를 피고서야 살것만 같았다 ㅎㅎㅎ

아기손처럼 앙징맞은 새순들이 손짓하는 따스한 봄을 보내고

연두색 계절인 초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일이 또 터졌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잘나오던 가스가 나오지를 않기에

가스가 떨어졌나? 달력을 보니 가스통 바꾼지가 보름전인데..곰국 끓인것도 아닌데...

정량이든 가스가 아니였나?드디어 나는 가스 사장님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감정정리를 하고 목소리를 깔고 전화를 해서

“저기요·~가스통 바꾼지가 얼마 안됐는데 가스가 안나와요.”

가스 사장님은 아파트에서 도시가스 설치안한 개성강한 우리집을 잘 아는듯히

“아~~그집요?가볼께요~~”

나는 씩씩 거리며 팔장을 낀채 가스 사장님을 기다리고

가스사장님은 점검을 한후 의기양양 우리집 초인종을 누르셨다

“가스가 문제가 아니고요 .누가 건드렸네요.가스줄 연결된 배관이 돌려져있어서 다시 조였구요 가스통도 잠긴상태입니다.“

가스 사장님을 의심한것도 죄송했지만 무엇보다 아찔 했다

우리 통로에 예닐곱살 짜리 악동들이 많이 사는데.

어제 가스통 주변에서 시끄럽게 장난치며 놀고있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그 녀석들이 주변에서 자주 놀면서 도시가스 배관과  다른

주홍색 줄을 건드리면서 일이 발생한 것 같았다

그것을 본 4층 아저씨가 가스통 밸브를 잠궜다는데

그 순수한 아이들이 뭘 알겠는가.

안전 불감증인 어른들 탓이 아닌가.

늘 철없는 아이들이 가스통 부근에서 놀때마다 혹 가스통을 건드리지는 않을까

불안 했는데 불안이 사실로 증명되었으니 이제는 망설임이 필요 없었다

경제적이고 편리한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서는 이제는 3년된 기름보일러의 미련을 버리고

더운 여름날 땡볕에 노출된 가스통 대신 도시가스 신청을 해야겠다

바꿔?말어?당연히 바꿔야지~~그런데 어디로 연락 해야 하나요?후·~~~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