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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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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같은 말이지만


BY 그린미 2005-05-17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서예 교실 갈려고 설거지도 미루어 둔채로 서둘러 집을 나섰다.

버스 승강장 옆에 사는 시동생네집에 잠시 들렀더니 두어달 전에 머언 나라 필리핀에서 온 동서의 친정 엄마가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겼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한테는 사장어른이 되지만 나이는 나하고 동갑이다.

동남아권에서는 결혼연령이 우리보다 훨신 낮아서 조기결혼 ,조기 출산하는 탓에 내 나이 정도가 되면 자식은 서른을 훌쩍 넘는다.

우리말이라고는 단순한것 밖에는 표현을 못해서 같이 놀아주고 싶어도 두 벙어리가 할수 있는거라고는 만국 통용어인 웃는 것 밖엔 할수가 없어서 어울려주지를 못했다.

나를 들여다 보더니 ' 이쁘요,...하얗고....슬림..슬림...'

그리곤 자기얼굴에서 부터 아래로 훑는 시늉을 하면서 나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가무잡잡한 그네들의 피부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하얀 내 피부와 굵지않은 내 몸을 부러워했고, 아래로 내려 갈수록 굵어지는 그네들의 몸매를 부끄러워 하면서 퍼질대로 퍼진 자기 엉덩이를 손으로 감추는 시늉을 했다.

왠지 기분이 좋다.

비록 주관적인 관점에서 본 그 사장어른의 시각이 객관적으로 봐서는 아니올시다지만 듣기 싫지 않은 속물근성이 내가 여자임을 드러냈다.

그말에 합당한 인사치레가 생각나지 않아서 바닥을 보인 짧은 밑천을 뒤집어 보일수 밖에 없었다.

'Thank you~~~~Have a nice day'

내말을 알아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깨를 툭 쳤다.

 

한산한 버스안에서 안면있는 어른을 보고 깎듯이 인사를 건넸다.

'참, 곱고 이쁘네요......'

오늘 아침엔 왠지 횡재한 기분이다.

길에 떨어진 돈을 줏어도 이보다 더 기분 좋을수 없다.

받았으니 돌려 주리라는 생각으로 서실 현관에서 나보다 두어살 많음 직한 회원을 만났다.

'오늘 아침엔 참 고우시네요....'

그 회원은 입속에 든 이 다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미운구석이 없으니 내가 아부한 것도 아니고 과찬한게 아니니까 양심에 걸릴 건 없다.

 '뭐가 드시고 싶수?

기분이 좋은지 백지수표 긁어댔다.

 '곰 발바닥 요리하고 모기 눈알 요리.......'

두여자는 마주보고 서실이 시끄럽게 웃어댔다.

밑천 드는 것도 아닌데 칭찬에 왜들 그렇게 인색한지 모르겠다.

들어서 기분좋고,

돌려주어서 흐뭇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