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겨울에 곧 산달을 앞둔 임산부를 만나게 되었다.
손에는 일곱살 어린 아들을 손에 꼭 잡고..
재혼한 남편의 폭력을 피해서..
남편은 늘 음주로 놀고먹으며
그녀는 부른 배를 안고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했다고 한다
그 어린 아들은 어느 호적에도 올라가지 못한 상태였고
곧 취학을 앞두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두개였다..
묻지도 않은 그전 이름을 말하면서
선생님 난 **이란 이름이 더 좋아요
원래 이름은 못부르게하고 새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으로 불리우며 눈치밥을 먹었던 그아이
나에게 어느새 선생님이란 호칭을 영악스럽게 붙여주고 있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아이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크레파스와 종이를 주었다..
아이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더니..
선생님! 저 이크레파스 가지면 안되요?
순간 난 망설임이 생겼다.
(이건 사무실크레파스인데..내 것이라면 주겠다만..)
망설임을 눈치챈그녀가
아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녀는 아들이 잠시 있을 곳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리고 출산 후 몸조리를 하고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한다.
그녀는 마음이 매우여리고 아이에게도 많은 사랑을 주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의 아들이 있을 곳을 알아보았다
시립아동위탁센타..보육원...어느곳도 호적이 없는 아이의 입소가 어렵고
있다고 하더라도 법적조건이 매우 까다로와 난감했다..
양육포기를 완전히 하고 그 아이를 고아를 만들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일시적인 위탁도 호적이 없으면 어렵다고한다
호적을 만들으러 그녀가 늘 폭력 당하며 살던 거주지 군청으로 다시 가야한다...
참 어렵다...
퇴근하면서 그아이를 위해 저녁산책길에 크레파스를 사다 주리라생각했다..
그날따라 날이 매섭게추워 어찌어찌 하다가 크레파스를 사지못했다...
머리속에 크레파스를 담은채 무거운 잠을 뒤척였다
얼마 후 출근해보니 그녀와 어린아들은 먼 친척이 있는 시골로 내려갔다고한다...
크레파스를 갖고 싶어하던 그아이의 얼굴과 음성이 가끔 생각난다..
에궁바보..
그 크레파스를 그냥주고
나중에 사무실엔 하나 사 놓으면되지......
오늘 어린이날 인데 그 아이는 어디에서 있는 지.....
좋은 일도 시간과 마음과 행동이 삼박자가 맞아야 할 수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