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가에서 진달래꽃 따먹고 놀던, 어린날의 꿈을 온 들과 산에 가슴에 새겨 놓았습니다.
호롱불 밑에서 책을 읽고 달뜨는 밤이면 동네아이들 다 불러 모아놓고 동네가 떠나갈듯 노래부르고 살가지잡기하고 놀았지요.
어린마음에 밤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매일 달이 뜨는 밤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순수하고 맑은 마음의 어린 날 입니다.
어느날 학교에 가니까 쬐그만 우리반 녀석이 나를 놀려서 화가 무지하게 났었는데 오후에 동네에서 놀다가 만나게 되었지요. "너 이리 따라와" 뒷산에 묘지에서 엎어놓고 작은 기집애가 창피한줄도 모르고 올라타고 흠씬 두들겨 패주었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소문이 없을리 없지요.
초가집에 오손도손 그야말로 아득한 시골마을에 아버지는 아름다운 꿈이있고 하고싶은 일도 많았었나 봅니다. 도시에 나가시면 딸 셋의 선물을 사 오시는데 세째딸인 제 선물만 더예쁘고 특이한것을 사다 주셨습니다. 집 주변은 온갖꽃을 다 심어 놓으시고 사탕수수도 심어 동네분들과 나누어서 먹기도하고 그랬습니다.
아버진 출장을 가셨는데 동네분이 지게에 풍금을 지고 같이 들어오셨지요. 눈이 동그래진 우리들을 보시며 아버지는 흡족해하는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방에 풍금을 들여 놓으시고 직접 능숙한 솜씨로 풍금을 치셨습니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언니는 풍금을치고 나는 산토끼 춤을 추고 엄마 아버지는 박수를 치시고 이러한 생활이 계속 되었는데, 학교에 다녀오고 나니 풍금이 있던자리가 휑하니 비어 있었습니다. 그동네 교회가 하나 있었지만 풍금이 없던터라 목사님이 오시더니 풍금을 팔으라고 하셨나 봅니다. 목사님이 무지무지 미웠습니다. 없어져 버린 풍금이 한동안 어린 내 마음을 슬프게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순간들을 떠 올리면 가슴속이 따뜻해져오고 코끝에는 시골마을 풀냄새가 싱그럽게 맴돕니다. 동화속 이야기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