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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실


BY 예운 2005-04-20

 

   밤바람이 기분 좋을 만큼 상쾌하다.

동무만 있으면 달빛 쏟아지는 바다까지 걸어갔다 오고

싶을 만큼 바람맞기 좋은 날이다.

걸어가는 길가에는 돌갓이 노란꽃을 피워 달빛 어울리는향을 피우고 찰싹찰싹 작은 파도가 방파제 왔다가는 소리에 마음까지 시원해 질것 같은 밤에 집에 들어오기 못

내 아쉬워 뒤를 돌아보니 아이들이 자율학습 끝내고 돌

아들 가고 있다. 시끌벅적.

기숙사로 올라오는 아이들, 기다리던 차를 타고 가는 아

이들 고3아이들은 아직도 교실에 남아 있는지 불이 환하

게 켜져 있다.

사는게 쉬운게 아니야.

짠한 마음이 생기다가도 에세이방 오월님과 큰돌님 생각

하니 그 마음은 잠시 "그래도 니들은 행복한거야"

사람살기 마음먹기 달렸다는걸 또 한번 실감한다.

건너다 보니 중학교 테니스장에는 대낮같다.

아직 운동하는 사람들로 왁자지껄 환하게 불이 켜져 있

고 가로등까지 사람들과 어울려 시끌벅적하다.

체육관에서 나오는 셔틀콕 튀는 소리와 웃음소리 섞여

콩콩 통통 경쾌한 사월의 밤이다.

운동 같이 다니자는 남편 뜻을 무시했다.

"내 주제에"

그랬었다. "우리 형편에 뭐 당신이나 다니시게"

나는 그렇게 스스로 어긋나고 만다.

지스스로 둥지를 틀고 둥지속에 쳐박혀 사는게 왜 이모양이냐 푸념한다.

남편이 짜증날만도 하겠다.

안 살아지는걸 지도 답답해 죽겠는데 어쩌라고.

열시가 지나면 땀에 젖은 운동복 자랑삼아 벌건 얼굴로 들어 서겠지.

"그래 건강해서 오래오래 살아라 내 먼저 가주께 좋겠다 너는 속없어서 오래 살겠다. 내 속파먹고 사니 더 오래 살겠지?"

나는 또 베베 꼬인다. 있는데로 꼰다.

"하긴 지도 나처럼 방에 쳐박혀 있으면 내 속을 더 뒤집을테니 가주는것도 무방이다"

꼬인 마음 억지로 풀어낸다. 그래야 내가 사니까.

사랑공감에 견미리처럼 나 살자고 남편 내몬다.

나는 야문척 현명한척 내색없으려고 "운동 안강가?"묻노라면 "가야지 자넨 나 없으면 좋잖아 잠도 자고"

보이는갑다.

하얀 배꽃이 바람에 날린다. 싸락눈처럼 싸락싸락.

앵두나무에는 꽃이 지고 벌겋게 잎이 돋는다.

불타는 앵두나무.

앵두나무에 불빛이 쏟아진다. 처연하게.

불을 꺼버릴까 앵두 많이 열리게.

식물도 밤에는 잠을 자야 된다고 한다.

그래야 자라고 커고 열리고 여문단다.

내복에 무슨 밤나들이 잠이나 자자 혹시 알아 더 클지.

아이구우우...

부모님 전상서 김혜숙 버젼이다.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해바라기 처어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