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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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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에서..


BY 밤톨냥v 2005-04-13

노랗게 피어올라

화사하다 못해 요염한 빛 뿜어대던 개나리꽃을 보며

신의 위대한 섭리를 다시금 깨달았다면 너무 지나친 비약인가?

 

날만 화사하다 싶으면

핑계김에 겸사겸사로 천변길을 걷는다.

 

얼마전만 해도 군데군데 연초록잎이 노랑꽃잎과 어우러져

앙증맞고 싱그러워 보이던 개나리가

어젠 표현이 짧아 묘사 못할 만큼 천변을 노랗게 노랗게 덮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아래 펼쳐진 노란 꽃길은

숨이 탁 멎을 정도로 요염햇고

샛노란 꽃잎이 아직은 메마른 나뭇가지들과 조화를 이뤄

화려한 자태를 더욱 더 드러내고 있다.

 

봄을 상징하는 또 다른 꽃인 진달래가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녔다면

눈이 아리게 눈부신 개나리는 화려함의 극치다.

그것도 조금은 덜 세련된..그래서 약간은 촌스러운..

그래서  더 눈길을 끌기도 하고..

 

겨우내 푸석거리는 메마름만 보다 맞이한 원색의 강렬함은

게을러져 쳐져있던 마음에 삶의 활기를 팍팍 채워준다.

 

눈 가늘게 뜨고 한참을 감상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만약에 저토록 샛노랗게 피어 오르는 개나리가 폭염으로 푹푹 찌는 한여름에 피는 꽃이라면

아...생각만으로도 싫다..

안그래도 더운데

더워 짜증나는데 따뜻한 색깔로 눈까지 뎁히라고?

 

그러고보니 조물주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그냥 자라게 하는게 아니다 싶었다..

 

봄엔 파릇파릇 연한 순 자라 겨우내 지친 마음  위로해 주고

화사한 봄햇살 반짝일땐 노란 개나리 지천으로 자라게해 쳐져있는 마음에 생기 불어넣고

불같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폭염속에선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 펴히 쉬라

짙은 초록으로 자연을 옷 입히고..

다시금 기운 차려 활력 필요할때 되면 알록달록 예쁜 물감으로 온세상을 물들여

의욕 충만해진 몸과 마음 결실 이루기 위해 열심으로 얼굴에 방울방울 땀방울 맺히게 하고

모든것을 다 걷운후엔 하얀 눈으로 우리의 수고를 포근히 감싸주니..

 

조물주의 섭리가 이럴찐대

우매한 인간들이 그 뜻을 거슬려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뒤죽박죽 뒤엉키게 꼬고 엮고 하니

 

자연의 노여움이 인간을 벌주지 안을런지..

허긴 요즘 지구촌 곳곳에선 그런 장면이 자주 목격되긴 하더구만..

 

그저 순리대로 따르는게 능사인 것을 어리석은 인간들이 그걸 왜 모를까?

아니..왜 모른척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