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라디오에서 베에토벤 소나타 14번 월광이
웅장하게 흘러 나오고
걷는 길목에 벚꽃이 활짝 피어
오가는 사람 기분 한층 좋게합니다.
씽씽 달리는 차도
산책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기분 좋아 보입니다.
꽃잎 하나 흐트러짐 없이 새색시
연분홍 한복을 입고 우아하게
신혼 여행길에 오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단지 월광곡에 심취해서
봄바람에 실려온 벚꽃내음 코끝에
맴돌고
천변에 흐르는 물따라 새들이 먹이를 쫒고 있는데
그 물결에 저녘노을이 풍덩 빠져
시간가는 줄 몰라 하는 풍경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 시간이야말로 신이 내게 주신
가장 크나큰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이러한 시간과 공간을 주신 신께
감사하며
아줌마임을 잠시 잊고
오늘은 마음껏 자유인이고 싶습니다.
나혼자 보기엔 너무 아깝고 미안합니다.
서울로 디스크 수술하러 간 친구에게
지금 이곳 벚꽃이 너무 아름답게 피었다고 전했습니다.
무척 반가워 합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되어 내일 퇴원해서 온다고 합니다.
빨리 낳아야지
같이 생맥주 한잔 하면서
이 봄 가기전에
봄 흉을 실컷 볼 수 있지요.
시샘하는 바람이 질투라도 하는 날에는 다 망치는 꼴인데
밤새도록 지켜야 할까요?
봄 꽃눈이 내리는 그 길에
밤새도록 왔다갔다 해야할까 봅니다.
내일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의삶이
지금 이 순간 만이라도 행복하다면
정말 행복한 삶이지요?
나 혼자만 이 봄을 만끽하는것 같아
죄송합니다.
꽃냄새가 느껴지나요?
꽃구름 터널 지금 막 지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