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창문을 흔들며 바람이 불었습니다.
빗소리와 경합이라도 하는듯 불어대는 바람은 태풍에 가까웠습니다.
서너시간 무섭게 불어대던 바람이 잠잠해질 무렵 비란놈 고고한듯 승리에
도취되어 쉼없이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부부의 삶도 자연의 섭리와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티격태격 잘났거니 못났거니 소리 높이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싱거운 미소를
보낼수 있는....
못난모습...못볼것 다 보고..다시는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맹세는 어디가고
불현듯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누가 그랬던가요?
부부는 평행선과 같아야 한다고
그래야 평생 같이갈수 있다고
조금만 각도가 좁혀져도
그것이 엇갈리어
결국은 빗나가게 된다고..
무촌이라고 할수있는 부부사이..
어느날은 천둥번개가 ...또 어느날은 쨍하고 해뜰날....또 어느날은
먹구름 잔뜩낀 사이..
헤어지면 무우 자르듯 싹둑 잘려 그동안의 정이라는 건 찾으려고 애를
써도 찾을수 없는 그런 사이가 부부사이 아니던가요?
일요일
한주의 피곤을 날려 버리려는듯 곤한 잠에 빠져있는 미운사람..
15년 결혼 생활에 단 몇번의 실수로 미운사람이란 악명이 붙은 사람..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는 봄비를 핑계삼아 드르렁`` 드르렁~~
40대 후반의 발악 정도로 치부하려니 심하다 싶기도하고..암튼
그냥 조용하게 지켜보는것도 부부로써의 미덕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따끔한 잔소리는 어느새 그냥 듣기싫은 투정으로 들릴 나이가 아니던가요?
부부
가까이 다가서려 하면 멀어지고 ...멀어지는듯 하다가 어느새 가까이 와
있고 ..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사이가 부부 사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자연과 너무 닮아있는 부부사이..
언제 태풍이...소나기가 ...햇살이...눈이 오려는지 예측할수 없는 ~~
예고와 빗나가는 삶이 너무 닮지 않았나요?
촉촉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음악 삼아 잠이나 청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