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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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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기다리며


BY 27kaksi 2005-04-03

우리집에는 멋진 남자가 둘이 있다.
그 하나는 남편이고, 그 하나는 아들이다.
그런데, 예전의 우리 어머니 처럼, 언제부턴가
난 젊은 남자를 더좋아 하게 되었다.

나의, 어머니는 아들 셋을 얼마나 지성으로 섬기고 받들었는지
모른다. 3대 독자 였던 우리 아버지는 아들들을 끔찍이 사랑했고
어머니는 아들을 하늘에 별과 같다고 까지 하셨다.
난 어머니를 닮았다.
그것을 짝사랑 이라고들 말한다
맞다! 짝사랑이다.
그러나 그 짝사랑은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고, 또헌신적이다.
상대방의 애정을 의심하지도 않고, 나보다 더 크길 기대 하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것이니까...

그래서 우리집 젊은 남자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태어 날 때부터 내게 기쁨을 안겨 주었었다.
자라면서 얼마나 내게 많은 행복을 선물했었나!
이젠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랐다.
난 그애가 있으므로 늘 행복하다

아직은 군인인 공익근무를 하는 우리 철학도 아들은,저녁에
영화마을 알바를 한다. 저녁 10시 부터
2시에 오는 아들을 기다리며-물론 기다리지 않고 잘때도 있다-
싸이질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아님 TV를 보거나 하면서
아들을 기다린다.
집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아주 드물게 간식을 챙겨 들고 가기도 하지만,...
검은밤 찬공기를 몰고 들어오는 아들을 본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 오히려 그래야 편한 잠을 잔다.

늘 "먼저 주무세요 " 라고 아들은 말한다.
내가 안자면 부담이 된다고 한다. 마음이 불편하단다.
난 "그러마" 라고 말하고,
그래도 기다린다.
그게 나의 일이고 의무이고 행복이기 때문이다.
* *
내가 짝사랑 하는 나의 아들!
네게 연인이 생겨도 질투 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내게도 연인이 있잖니?
너보다 나이는 더 먹었고 차츰 매력도 없어지지만,
나의 젊은 날을 온통 바친 예전에는 멋진 젊은이였단다.

네가 오는 시간이 가까워 오는구나.
잘 시간도 가까워 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