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78

불쌍한 여자...


BY 서른셋 2005-03-31

둘이 팔짱끼고 찍은 사진 속에 있던 그녀를 생각해 봅니다.

불쌍하지요.

그녀에게 보낸 남편의 말들 속에

'많은 걸 못해줘서 미안해. 그래도 내 마음만큼은 다 준것 같은데...' 

그래... 마음 그 까짓거 다 가져라.

난 마음 빼고 다 가질란다.

 

그래서 밤마다 남편 팔을 기어이 베고 잡니다. 아침마다 어깨가 뻐근해도...

아이를 부추겨 싫다는 남편을 끌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 유치원에 보내야한다는 핑계로 놀이공원에서 내켜하지 않는 가족사진도 찍었습니다.

남편의 직장동료들을 초대할 생각을 해 봅니다. 그녀까지도...

 

마음 빼곤 다 가진 거 같더니... ㅠㅠ 별로 없네요...

그래도 몰라. 팔은 계속 베고 잘테다...

 

그런데 왜... '지금은 힘들 때니까 좀 참아... '라는

그녀에게 보낸 남편의 또 다른 말만 맴도는 건지....

 

그래도 팔은 계속 베고 자야지...

 

근데,  웃기지만... 그녀는 저보다 못생겼답니다.^^

저에겐... 그녀에게는 없는 아들과... 처녀 때 없던 똥배와 강인한 팔뚝

그리고 아담한 키가 있거든요. 우리 아들이 먹다 남긴... 쪼글해진 가슴도 있고..

 

확실히... 전 그녀보단 많이 가진것 같습니다.

전 남편도 있는데...

 

불쌍한 그녀... 그녀를 위해 기도할까 봅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이나 가라...'라고.

남편이 아파하면 그 때 보살펴 줄까 봅니다.

 

요즘 남편은 자기 팔이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