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받으면 그저 좋은 것인 줄만 알았다.
말 그대로 선물이니까.
그런데 마음이 찡~하니 아픈 선물을 받았다
아들이 미국에서 보내온 가방때문에
생전 처음 느껴본 마음이다.
작년 2월에 미국의 교환학생자격으로
인천공항에서 배웅하며 본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벌써 일년하고 두달이 가까와 온다.
학교는 8개월과정으로 마치고
함께간 친구들은 다 돌아왔는데
혼자 남아서 얼마나 걱정으로 마음을 졸였는지...
떠날때 그랬다.
안돌아 올거라고
사실 그때는 설마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안 돌아오고 있다.
처음엔 미국을 집어 삼킬 것 같다고 하더니
지금은 그래도 많이 현실성이 있어보이고
걱정도 많이 줄었다.
지난 초겨울에는 고생도 하고 일주일에
빵 몇개로 견디기도하고
전화요금(휴대폰)도 못내서 소식이 두절되기도 해
이 어미마음을 새까맣게 숯덩이를 만들고 하더니
취업인가 뭔가를 했다고 선물을 사 보냈다.
작년 10월까지는 부모지원으로 생활하더니
이제는 스스로 살아간다.
어떤때는 안스러워 돈을 보내줄까 하면
나이가 몇인데 하며 거절한다.
이 촌스런 엄마는 전화가 오면
가슴이 먼저 뛰고 고작 한다는 말이
"밥 먹었니" 하면서 밥수준울 못 면한다.
그리고 목소리에 힘이 없으면
미리 앞서가서 무슨일 있구나 단정짓고
그냥 오라고 재촉부터 한다.
아들 군대보내는 엄마들이 뭐라고 하면
나는 속으로 군대보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해진다.
가끔 볼 수도 있고
거기는 믿는 곳이니까 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깊은잠을 못잔다.
이건 무슨 아들사랑이 유별나서가 아니다.
시시때때로 드는 생각,광야에 혼자 던져놓은 것같은 마음때문이다.
지난 1월에 전화가 왔다.
식구들 선물을 샀다면서
" 아버지 넥타이와 엄마와 누나는 가방 사고 매형은 청바지
모범이는 옷을 샀는데 엄마 그거 참 기분이 좋네요" 하면서
보이지는 않지만 싱글벙글했었다.
며칠후에 물건이 왔다.
상상도 못할 색상의 가방들을 보고
딸과 그랬다 .
이녀석이니까 가능한 색이라고...
내것은 밝은 비치블로요
누나 것은 선명한 꽃분홍색이니...
아들이 장성해서 돈을 벌어 처음으로 사준 선물이라
마냥 기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가슴 한복판이 아려 오는 건 왠일인지...
선물을 방 한쪽에 밀쳐놓고 쳐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이상했다.
남펀도 그랬다
"이런 것들 다 사느라고 얼마나 여기저기 기웃거렸을까"
그 또한 짠한 마음의 표시리라.
두어달은 계절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변변찮은 수입에
그 물가가 가장세다는 뉴욕생활권의 그곳에서
여러가지를 감내하느라 고생하는 아들이 안스러워
못 들고 다녓다.
그러나 이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들고 다닌다.
아들 말이 봄에 맞추어 샀다더니
편리함과 멋을 함께 갖춘 가방이 좋기도 하지만
아들의 선물이라 아픈마음보다 기쁨과 대견함으로 들고 다니련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늘 기도하는대로 위에 계신 그분께 맡기고
편히 살려고 하는데
잘 될련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