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보면 혼탁해지기 시작합니다.
건설경기가 침체한요즘 많은어려움이 따르지만 그래도
워낙 밑바닥 에서 시작한 우리는 별로 힘든줄 모르고
여려 사람들의 도움을받아 긴겨울 비수기를 이기고 어서
봄이와 현장에 장비들이 투입되길 기다리며 부픈날들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저히 열명의 직원들은 참 불쌍해요.
혹 힘들다 투정이라도 한번 부릴라치면 말떨어지기 무섭게
남편은 이런것도 힘들다하면 어디가서 무슨일을 하겠느냐고
호통을쳐대니 지켜보는 저는 가운데서 남편과 기사님들이
부드럽게 지낼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도 해야한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자신의 기준으로 보면 안되는데....
하지만 한두대 건설 장비를 가지고도 일할곳이 없어 놀고있는
현실에 열대가 넘는 장비를 현장에 투입시키는 남편의 능력을
믿기에 입바른 소리를 못하고 제가 기사님들을 열심히 챙긴답니다.
15년 전업주부로 콩나물값 몇백원을 아끼며 살든제가 오로지
원칙이란 잣대만을 들이대고 살던제가 순전히 남자들세상에
뛰어들어 살아온지 햇수로 5년 입니다.
수시로 남자들 참 불쌍타 하는 생각들을 하곤하지요.
술한잔 입에대지 못하는 남편이 흐트러진 분위기속에 3차까지
술대접을 끝내고 들어올때면 주부일때는 미워서 돌아눕기가
일쑤였는데,요즘은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어느날은 잠을자다가 전화를 받으면 자식같은 현장 직원이
남편을불러내 술값지불을 요구할때도 있답니다.
그 카드 결재 금액고지서엔 봉사료 포함 이렇게 써있지요.
무슨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겨울 많은식구와 많은장비들 살아내기가 팍팍했지만 그동안
쌓은신용으로 살아내며 이제곧 봄이오면 하고 희망에 부풀어지낸
몇일전 반가운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언제 나올지 모르고 작년 일한금액이 거의 묶여있던 현장 한곳에서
묶여있던 금액일체를 결재 하겠답니다.
우리가 정당하게 일하고 받는 댓가지만 올일년을 버텨나갈 자금이
일을 시작함과 더불어 나와 준다니 얼마나 행복하던지...
남편과 하이 파이브 를 한번하고 얏호 소리치며 껑충껑충 뛰었습니다.
다음날 결재를 받으러간 남편 본사차원에서 10%삭감이라고 전해옵니다.
그래도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이튿날 결재를 해주신 간부님 저히 사무실에 오셨습니다.
너무 감사해 알아서 봉투하나 마련했습니다.
전화가 왔습니다.
작은금액인데 다른사람 결재할게 있는데 저히보고 좀 해달랍니다.
인상이 좀 돌아갔지만 그러마고 했습니다.
다음날 남편에게 급하게 들어오라는 호출이 왔습니다.
돈을 잘못송금해 저히 통장으로 들어갔으니 찾아서 다른사람 앞으로
이체를 시키랍니다.
이제 더이상 참을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기위해 허브차 한잔을들고 창밖을봅니다.
이건아닙니다.
내가 어떤불이익을 당할지라도 또 힘없는 나같은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차장님,앞으로 몇번이나 제 뒤퉁수를 치실겁니까? 십때 구년만에 수금한번
해주시며 이런명목저런명목 다띠고나면 저는 뭘먹고 삽니까?제가 그동안 수금못해
끌어다 댄돈이 얼마나 되는줄아십니까? 차장님이 잘못하신 뒷처리를 왜,
제가해야 되는대요.꼭,제가 뒷처리를 해야한다면 깍은10%다시 돌려주세요.그럼
그돈으로 제가 차장님 뒷처리 하겠습니다.찰칵'"
제에 이행동은 많은책임을 동반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남편이 발이 부릅트도록 쫓아다니며 성사시킨 일들이 물거품이되어
날아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가슴이 시원해지며 십년묵은 체증이
뚫리는 느낌이듭니다.하지만 금새 호출되어 들어간 남편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제 행동에 후회가 밀려옵니다.
조금전엔 스스로 혼자 "너,많이컸다."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했는데.....
조금있으니 남편차가 들어옵니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남편 안색을 살핍니다.
남편.
"잘했어!내가다 속이 시원하다.우리가 조금덜쓰고 내가 조금더 뛰어다니며
다른현장 잡아올께 걱정마."하며 등을 툭툭 쳐줍니다.
나.
"진짜야?정말이야?나 안미워?미안해!너무화가나서...."
내 남편 멋쟁이.
그밤 일년동안 거래 장부를 모두 끄집어내 맞줘보니 그 차장님 말대로
조금의 돈이 더 입금된게 맞습니다.
다음날 전화를 걸었습니다.
"차장님,어제는 죄송했습니다.제가 감정이 격해서...어찌처리를 할까요?"
"제가 챙겨달라했든 금액은 그냥 두시고 그건만 해결을해주십시요.
제 잘못으로 그리됐으니 죄송합니다."
그리 말씀하시더 군요.
그러마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지요.
지금 그 현장에 투입된 장비들은 쫓겨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있답니다.
저는 오늘하루도 살금살금 살어름 판을 건너갑니다.
혹 잘못디뎌 어름구멍에 퐁당 빠져죽을지 아니면 다행히 발을 잘디뎌
저 산밑 먼저 봄이오는 산기슭에 닿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가 아등바등
발버둥쳐본들 백억 재산을 모으겠습니까? 몇십억을 모으겠습니까?
또 그 많은재산을 모은들 뭘하겠습니까?
저는 오늘도 미끌미끌 어름판에 서서 휘청휘청 스릴을 즐기며 신나는
하루를 살아냅니다.
손이 얼고 발이 얼어도 휘청일때 손내밀어 잡아줄 남편만 믿고 까불며
어름판위에 미끄럼을 탑니다.미끌미끌 휘청휘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