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골절상태가 호전되어 골시멘트 시술도 안하고 골절부위 주변에 통증완화제 6방을 맞고 퇴원해도 된다고 해서 퇴원하셨다.
더이상 병원에 계시다가는 섬망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어서 모시고 살던 동생네로 다시 오셨다.
퇴원하는 날 상습적으로 약속시간 안 지키는 동생 기다리느라 우리 부부는 애가 탔다.
우리집 차는 모닝이라 동생네 차로 움직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줄 뻔히 알면서 반찬 만들고 엄마가 쓰실 화장실 청소하느라 늦었단다.
간병인도 기다리다 지쳐 전화한 모양이다.
11시가 다 되어 병원에 도착해서 동생은 원무과로 우리 부부는 병실로 올라가 퇴원을 도왔다.
엄마는 허리보호대를 차고 앞좌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집으로 오셨는데 아이처럼 신나 하셨다.
엄마를 모셔다드리고 나는 사군자수업 받으러 가 있는데 동생이 전화 했다.
병원에서 챙긴 엄마휴대폰을 내 겉옷 주머니에 넣고 깜빡하고 안드렸던 거였다.
사방에서 오는 전화를 받으셔야 하므로 수업도 못마치고 동생네로 다시 갔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여기저기 움직이던 터라 졸음이 쏟아져서 휴대폰만 전해주고 돌아나오려는데 동생이
"언니 밤에는 내가 엄마 옆에서 잘 테니까 셋이 당번 짜서 엄마 점심식사 수발부터 저녁식사 후 약 드시게 하는 것까지 해줘."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걱정이 앞선다.
김포에 사는 막내여동생은 왕복 한시간반은 걸리는 거리를 드나들어야 한다.
최근 정년퇴직한 막내여동생은 퇴사 후에도 교정 알바 하느라 바빠서 거의 못만나는데 엄마로 인해 자주 보게 생겼다.
나는 토요일과 일요일 당번이다.
엄마 드실 반찬도 해가야 하고 내 점심거리도 챙겨가야 한다.
동생네 밥 먹어도 되지만 최소 석달은 드나들어야 하니 동생 수고를 최소화해줘야 한다.
문제는 엄마 팬들이 문병을 오시겠다고들 하는데 동생은 그 수발도 들어야 한다.
문병객 식사는 전부 식당에서 해결하라고 했다.
어제 저녁에 동생이 엄마방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 모시고 갔다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엄마는 도로 병원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하셨단다.
우리도 돈이 들어도 퇴원하시기 전이 편하기는 했었다.
앞으로 석달 동안 극기훈련 하는 셈 치고 살아야겠다.
별일 없었던 평화로운 날들이 얼마나 감사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