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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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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뭐하지?


BY 바늘 2005-03-27

왜 이러는 거야?

 

집에 전화가 몇일전 부터 혼선이 되면서 전화 한통 걸려면 뚜뚜 신호음만 반복되고

그러다 다이얼이 늦었으니 다시 걸으라는 멘트만 반복해 나오고 있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주문하여 사용하던 컴퓨터 책상이 이사온 작은 아파트에는

너무 버겁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기에 아는 동생에게 보내고 작은것으로 바꿔 공간

활용을 하는데 급하게 골라 그런지 언제 부터인가 흔들 거리기 시작하면서 불안을

주고 있었다.

 

게다가 한파에 얼어 죽을까 베란다에 있던 화초를 거실로 들여 놓았는데 빛을 못봐

그런가 시들거리고 ...

 

베란다 한켠 지난해 오종종 송알 송알 피어난 작은 꽃망울이 하도 고와 보여 화원

앞을 지나다 발길을 멈추고 몇개 골라 장독 항아리 뚜껑을 받침으로 하여 올려

놓았는데 몇번 피고 지고 하더니 작은 화분에 영양이 바닥 났는지 다 죽어버리고 ...

 

휴~~

 

직장일이 바빠 계속 토요 근무를 하였고 이번주는 모처럼 주말 연이틀 쉬기 때문에

좀  여유스럽다 했더니 왠걸 집안 구석 구석 내손을 기다리고 있는 일들이 쌓여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화 고장 신고를 하려고 수화기를 드니 여지없이 혼선이다.

 

그 와중에 겨우 겨우 상담원에게 고장 상태를 이야기 하고 AS신청 접수를 하였다.

 

그것도 수화기를 들었다 다시금 손지갑 칸칸 뒤져 메모지를 찾은뒤 다시 걸어야 했다.

 

그 간단한 고장 신고마져 명의자 주민 번호를 입력하라는 자동 멘트가 나오고

요금은 다 내가 내는데 하필 왜 애들 아빠 명의로 되어 있는지 세월이 가도

생년 월일은 기억하니 앞자리는 분명 또렷인데 뒷 자리 두어개가 가물거려 적어

놓았던 주민 번호를 찾아 다시입력하였다.

 

뭐하나 쉬운게 없다.

 

오후 2시경 기사님이 방문하겠단다.

 

자~ 다음은 뭘하지?

 

망치와 못을 가져다 흔들 거리는 컴퓨터 책상을 앞으로 조심스레 당겨 보았다.

 

겉은 원목 무늬결로 제법 그럴싸한데 뒷부분을 보니 엉성한 합판에다 그마져

책상 밑부분 이음새가 떨어져 흔들 거렸나 보다.

 

못은 언제적 사다 놓았는지 녹이 슬어있었고 그래도 그중에 작은 못 몇개를 골라

쾅쾅  박아놓으니 훌륭하게 원상 복귀다.

 

왜 진작 못했는지 후회가 들었다.

 

빼어낸 김에 책상밑에 먼지도 청소기로 빨아 들이고 걸레로 닦았다.

 

다음은 시들어가는 화분을 거실에서 베란다로 옮기고 물도 흠뻑주었다.

 

내친김에 베란다 물청소까지 구석 구석 하는데 그만 잘 둔다고 쇼핑백에 함께

두었던 유리 화병을 건드려 와장창~

 

그래도 다행인것은 가장 아끼는 화병 한개는 왠일로 그대로 있었다.

 

일을 하다보니 아침도 점심도 지나가고 늦잠자는 딸아이 깨워 늦은 점심밥을 먹고나니
AS기사님이 곧 방문하겠다는 연락이 온다.

 

누군가 이사가면서 전화 단자함에 전화선을 건드려 다른 집의 전화선과 혼선이

되었단다.

 

미뤄 두었던 집안 일들을 하나 하나 정리해 가면서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들여다 보니 새로 삐죽나온 흰머리가 눈에 거슬린다.

 

아~ 염색약이 어디있더라~

 

지난번 사다가 반만쓰고 나머지 반이 남아있었는데~

 

갈색 염색약을 찾아 거울 앞에 앉았다.

 

앞머리부터 꼼꼼하게 바르고 30여분 음악을 듣다가 샴푸를 하였다.

 

몸은 부산하고 고단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밀렸던 일들을 한가지 한가지 정리해

가면서 이제 나도 홀로서기에 익숙해져 가는 느낌을 받았다.

 

피곤해서 그랬는지 평소보다 이르게 잠자리에 들었고 오늘 휴일 

밖은 아직 깊은 어둠인데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또 뭐하지?

 

뭐할까?

 

갑돌이 만나 데이트나 할까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