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을 치우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전날 토요일을 한 잠도 못잤기 때문이다.
일요일에만 컴터를 하는 아이를 두고, 신랑은 딸아이방으로 자러 가고,
난 안방으로 들어갔다.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나 보다.
집이 흔들린다.
수십초간,,,
이게 뭔가 했다.
머리속이 하얗다.
몇년전 건물이 휘청하던 지진이 생각이 났다.
신랑은 안방을 들여다 보며 거실에 서 있다. 나를 보면서,
아이들이 메신저를 하면서 지진이라고 한다.
아들은 거의 대학생형들이나, 고등학생 형들이랑 같이 게임을 한다.
바로 옆집 형들이라, 늘 같이 게임을 하는 모양이다.
모두가 놀랐다고 이구동성이다.
곧바로 뉴스속보가 나왔다.
지진이 맞다....
몇년전 신랑이랑 잘려고 누웠는데 그때가 새벽 두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소리없이 정적이 흐를 때 집이 휘청했다.
아파트의 철근이 휘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지진을 생각하고 있지 않던 터라,
눈을 떴다.
"자기야!
"응?"
"이거 왜이래? "
"몰라."
하얗게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었다.
뉴스에 난리다.
엊새벽에 지진이었다고,
사람들이 아파트밖으로 나오고 그랬다고 한다.
아침에 신랑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있었어? 뛰어나가야 하는 거 아냐? "
신랑 왈,
"나 혼자 살아서 뭣할려고, 그냥 같이 있어야지? "
그 말에 난 그의 따뜻한 심중을 읽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그렇다.
지진이 온다는데, 놀라서 눈이 휘둥그래서 방을 나온 그는
가족들에게 일일이 눈도장을 찍으면서,
놀러가잔다.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봄이 이 만큼 와 있는 것을
실컷 느끼고 맛난 것을 먹고 밖에서 놀다가 지진이란 단어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집으로 늦게 돌아왔다.
그제서야 뉴스에 눈을 고정하고 현실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