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반배정을 받았다
내가 건망증이 너무 심한 탓일까 몇반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세번째줄에 앉게 되었다
갑자기 시력이 떨어진 나는 선생님께 한칸만 앞으로 땡겨 앉게 해달라고 했고
그래서 나는 운명적인 나의 친구 S와 짝이 되었다
우리는 바로 서로에게 빠져 들었고 너무너무 마음이 잘 맞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S가 원하는 것이었고
취미,성격 모든것이 완벽했다
늘 만나면서도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관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추억을 만들어 갔다
우리가 얼마나 친하게 지냈으면 친구들이 동성연애 한다고 했다
늘 팔짱을 끼고 다님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화장실조차 같이 다녔으니깐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나와 S는 친구이상의 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2학년이 되었다
다행히도 우린 2학년때도 같은 반이 되었는데
그만 내가 다른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마음에 맞는 친구 서너명과 무리를 이루고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다
늘 S와 다니는 떡뽁기집을 다른 친구들과 다니기 시작했고
화장실도 S가 아닌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다녔다
그 당시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화장실을 우르르 몰려다녔나보다
그러면서도 나는 늘 쓸쓸한 S의 시선이 등뒤에 머무름을 느껴야 했고
애써 S를 외면한듯 새로운 친구들에게 더욱 신경을 썻다
시간이 흘러 3학년 어느날 S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 마음이 너무 외로워 네가 있는 교실에 가 봤는데
너가 다른 친구들과 컵라면을 먹으며 공부를 하고 있더구나
내가 방해가 될까봐 그냥 왔었어'
그 당시 S는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아마 나에게 이런저런 넋두리라도 하고 싶었나보다
이제 시간이 흘러 나이 사십이 되었는데
아직도 S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 당시 S만큼 나를 이해하고 아껴준 친구도 없었는데
왜 내가 좀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이제라도 한번 보고 싶다 S야
내가 외롭고 힘들때면 난 아직도 네 생각이 나는데
네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데
너도 가끔은 내 생각 할때가 있니? 그리운 S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