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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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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뭔지..


BY 도영 2005-03-14

화끈한 군생활을 하려면 해병대가 적격 이라고

큰아들은  한번 떨어지고 두번째 지원을 해서 해병대에 입대를 했다.

임마가 운이 좋은건지  ..백령도 갈줄 알았는데 포항에 떨어졌고

이병인 졸따구 인데도 불구하고 집 가깝다며 선배들이 아들에게 외박을 양보해서

이번 설에도 삼박사일간 외박을 나왔었다.

어찌나 선배들이 고마운지 나는 그냥 있을수가 없어 막내 시동생과 설전날 음식을 싸서

외박 나온 아들을 대동하고 아들의 부대를 찾아갔다.

스무명정도의 아들같은 선배들이 설음식도 못먹고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데 이 어찌 가만 있으랴.

해서.김튀김 .고구마 튀김.오징어 튀김 음료수 과일. 약과 .절편 .과

시어머니가 담근 동동주를 싣고 아들의 초소를 갔었다.<동동주는 반입 당했음>

사복 차림인 아들에게 음식 박스를 들려보내고 잠시후

부대 들어간 아들이 나오자

아들같은 군인들이 우르르 나와 언덕위 초소에서 인사를 꾸벅 하는데

왜그리 눈물이 나던지...ㅎㅎㅎ

아들이 음식을 가지고 부대에 들어가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란다.

아침에 휴가 보낸 쫄다구가 저녁에 사복차림으로 찾아갔으니 부럽기도 하지 않겠는가.

설음식을 부대에서 먹어본다는 자체에..평소에 쩌매 별난 일병님?의 한마디

'"세상에 군생활 오래?하다보니 이런일도 다있네..이이병 포항사니 너무 좋다야`~"

좋아서들 싱글벙글 하더란다..

이 이병 엄마인 나..

이미 초소에서는 유명한 엄마로 소문 났었다.

사연인즉..

6주 훈련 마치고 아들이 해안에 배치 3일만에 전화가 왔뜨랬다.

생필품이 필요하니 초소옆 모모 횟집으로 물건을 부쳐달라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나는 백일 휴가전에는 면회가 안된다고 만류 하는 남편을 끌고

무작정 횟집 주소들고 구룡포 바닷가로 향했다.

너무나 보고싶어서..

무사히 횟집을 찾아 횟집 유리문을 열고  손님 인척 가장 하고 들어가서

""저기요..사실은 우리 아들이 이주소로 물건을 부치라기에 .직접 왔어요.삼일된 이병인데.."

""아...안경쓰고 곱상하니 생긴 키가 큰 그 이병인가 부네..우리집에서 식수를 떠가는데 선임들이 새로온 애라면서 인사 시키던데요.그애 부모님이세요?""

"네네.갸가 우리 애여요 우리애 보셨어요?""

""그럼요 지금 초소 화장실 공사중이라 화장실도 우리집 화장실 쓰구만요 어제 인사온거 삶은 고구마를 먹여서 보냈어요..""

여름에 태풍을 뚫고 군대간 녀석이 어제 고구마를 먹고 갔다니..목이 메여왔다.

""고맙습니다..우리애 얼굴은 좋던가요?백일전이라 면회도 못하고 그냥 와봤어요..""

""다들 자식 키우는데 고맙긴요..돌아가신 시어머니 때부터 초소 군인들 하고 친했답니다. 고추장 이며 김치며 시어머니가 수없이초소에 올려 보냈고 저역시도 어머니한테 배워서 어머니 돌아가시고  어머니 한테 배운거 그대로 한답니다..다 덕 쌓는 일인걸요."

선한 횟집 주인 부부는 식수 뜨러 올 시간이니 보고가라며 살짝 귀띰을 해준다.

나는 앉아 기다릴수가 없어서 아이가 행여 식수를 뜨러 올까봐

언덕위에 초소를 하염없이 올려다보니 보초서는 군인들이

망원경을 들고 나를 관찰 더니 큰소리로 외친다.

"아주머니~~누구 찾아 오셨어요~~??""

남편은 눈치 채면 당신 아들 구박 받는다며 나를 횟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초초해 하는 나를 보고 횟집 아주머니가

"잠깐 내가 초소에 올라가 볼께요. 개밥 가지러 가는척하며 가볼께요 기다리세요..""

복받을 아지매...

잠시후 아지매가 내려왔다..

""아구야.그놈들..눈치 빠르데이..내가요 개밥 가져오는척 하면서 이이병은 안보이네..택배 왔는데..택배 가져가라해라.""했더니.

""혹 이이병  부모님 오신거 아녀요?아까 청바바리 차림에 아지매가 자꾸 초소를 올려다보시던데요..지금 사단으로 목욕 갔는데 이십분 정도면 올건데요..."

""으응..아이다..몬소릴 야들이...험험.""시치미를 떼고 내려오셨단다..ㅎㅎ

이십분이라.. 이십분이 왜그리 길던지..

잠시후 횟집 유리문 밖에 군트럭이 휙지나가고 나는

정식으로는 면회가 안되니 먼 발치에서나 보고가려고. 스프링처럼 뛰어나갔다

빨간 츄리닝을 입고 트럭에서 우르르 내리는 군인들 사이에 팔각모 쓴 내아들이 보였지만

아들!하며 부를수도 없고 아들 또한 군기가 바짝 들어서

일미터 옆에 에미가 서있는데도 에미가 왔는지도 모른다.

두달전에 군대간 아들이  계단으로 올라가 초소로 들어가는데 눈물이 울컥 나왔다

잠시후 초소에서

""이병 ***!!부모님 오신거 아나?""

""필승!이병*** 모르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부모님 오신것 같다..'"

나는 황급히 횟집으로 들어왔는데 아들이 선임병과 함께 횟집으로 들어오는게 아닌가.

선임병은 자리를 피해주고 모자의 상봉이 이루어졌으니.

나는 아들의 등뒤에서 허리를 부여잡고 으앙!!울어버렸다.

주위에 손님들은 박수를 치며 모자의 상봉을 축하를 해주었다.

아들 역시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으며 한마디.

""엄마...진짜 상상도 못했다..어케 오실 생각을 했어요.초소 계단을 뛰어 내려오면서 햐..울엄마가 또 사고를 쳤네 쳣어..기가막히더라.대단혀..울엄마 극성은...'"

뒤이어 선임 하사님이 당황 스럽게 횟집으로 찾아왔다.

사단에 보고 했다며 사단에서  두시간 식사시간 허락이 떨어졌다 했다

융통성을 발휘한 군이 얼마나 감사하고 그 선임 하사님이 고맙던지.손을 꼭 잡았다.

꿀맛 같던 두시간 식사시간은  후딱 가버리고.

우리부부는 바닷가 작은 가게에서 자식같은 동료 군인 들에게 미안해

과자며 양갱이며 초코파이을 한박스 사서 아들 어깨에 짊어 보낸 사연이 있어

초소에서는 아들 부대 배치 받고  삼일만에 찾아간 내가

부대원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었다 했다.

그렇게 아들은 좋은 선임들을 만나 군생활 잘할거라 했는데

지금은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고 병원에 입원 중이란다.

축구를 하다가..무릎 인대가 늘었났는데 ..대구 통합 병원가서 정밀 사진을 찍어보니 수술을 해야할지도 모른단다.

"엄마.나 축구 하다가 인대 늘어나  기브스 했어.""

""뭐어?너 혹시말야. 의가사 제대  하라카면 부대에 드러누워.절대 의가사 제대는 안된데이~

'"하하~엄마..이런걸로 제대 안시켜 ..제대 하라카면 엄마 말대로 부대에 드러누워 절대 제대 몬해요`~할께요.하하~~""

웃고 끊엇지만  걱정이 이만 저만 되는게 아니다.

인대는 한번 다치면 몆년 가는데  남은 훈련은 어찌 받을지..

더군다나 체육전공 하는 아인데..

자식이 뭔지..끙..

 

 

우울한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