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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크리스마스선물


BY 꼬마천사 2005-03-10

10 여년전 그러니까 지금의 남편이 군대갔을때....

애인이던 신랑을 위해 제가 준비했던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등

특별한 날에 상대를 위해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들은

여전히 아름답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상대의 마음이 느껴지는 선물이 아마도 보석보다 더 값지고

더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힙니다.


10년전 그땐 정말 하루에 한번씩 위문편지를 썼었는데.... 
94년 여름 오빤 대학4년을 마치고 학사장교로 경북영천으로 가게 되었답니다 
다른사람들은 그냥 군대가면 사병으로 가서 고생많이 한다는데 오빠는 장교로 

가는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마 장교는 사병하고 달라서 진짜편하데"
그러면서 시간만 나면 눈물흘리는 나를 달랬었지요

그러다 진짜로 "내일 영천으로 가야되" 그러면서 짧게 자른 머리를 내밀면서 

어떠냐 하며 씨익 ~~
밝게 웃는 그이를 보며...
근데요 그때는 눈물도 안나더라고요 (왠지 웃기는것 있죠)
머리자른 모습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자르고 왔다며
학교로 찾아온 그이를 보며 이젠 진짜 군대라는곳으로
가는구나 생각 했었죠 그게 6월 이었죠

전 군대에서 힘들게 훈련받고 있을 그이를 생각하며
매일매일 편지를 썼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편지를 써서
부치는것이 일이었으니깐요 마치 일기를 쓰듯 하루
일을 정리하듯 그리고 하루하루 그를 잊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다는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말이에요 그는 제가 하루에 한번씩 편지를 보내면 
바로 받을수 있는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몰아서
받을수 있었나보더라구요
편지를 받게 되는 날에는 마치 맛있는 사탕을 받아든것
처럼 편지가 달콤하더라나요 다른사람은 편지를 한통도
못받는사람도 많은데 한번에 3통4통 이렇게 그것도
같은사람에게 이쁜편지지에 보내오는 편지를 보고 
친구들이 부러워했었나보더라구요

그때 편지들을 보면 답장해 오는 것들은
야외로 훈련을 나갔었는데 점심으로 오이냉국이 나왔서
밥먹고 있는데 소나기가 내려서 땀범벅 비범벅 미지근한
오이냉국을 먹고 질려서 오이냉국은 싫어하게 되었다는
내용,(지금도 오이냉국은 잘 안먹어요)
행군하다 쓰러지는 친구도 있는데 오빠는 그래도 
내생각하면서 잘 참아내고 있다는 내용,
취침시간넘어서 이불속에서 내가보낸편지 손전등켜고
읽고 또 읽고 내생각 한다는 내용
군대가면 누구나 신앙자가 된다더니 자기도 초코파이
먹고싶어서 성당에 나간다는내용
사병보다 장교라는것은 책임이 주어지는것이라 더 
힘들다는 내용 
100키로행군하는데 걸어면서 잔다는 말 믿지 않았는데
정말 그렇게 자는것이 해보니깐 이해할수 있다는 내용
편지에 자세한 내용 적어서 보내면 장교이기때문에
국가 기밀누설이 되기때문에 많이 적지 못한다는
핑계같은 내용

지금도 하나하나 읽어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정말 힘들때 절실하게 생각나는 사람이 내가 되어서
그땐 정말 그순간이 행복했었지 하는 생각들이 스쳐
지납니다.

저의 위문편지의 절정은...
크리스마스때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얼 보낼까 고민하다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주고 싶은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모아서 큰 박스에 포장해서 보내야겠다 마음을 먹고
이쁜 치약, 향기많이나는 비누, 사탕, 초컬릿, 양말
인형 작은거 등 이쁜것들 또 가장 맛있다는 초코파이
과자,등 작은것들이지만 오빠생각하면서 조금씩모아서
그런것들과 박스포장할때 사탕으로 하트모양벽걸이
장식품도 만들고 또 크리스 마스때 먹으라고 샴페인도
한병 넣어서 보냈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고
또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나눠먹으라고요..
보낼땐 몰랐는데 군대는 술반입 금지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전 정말 몰랐었답니다. 샴페인같은거 보내면
압수된다면서요...
ㅋㅋ
근데 보낼때 그냥 과자랑 사탕 뭐 잡동사니라고만 보내서
설마 그 박스에서 샴페인이 나올꺼라는 생각은 정말
못했었나봐요 그냥 박스 개봉했을때 위엔 모두 사탕이랑
과자만 잔뜩 있어서 생각하지도 못했었던것이조
그렇게 그냥 걸리지않고 박스를 가지고 내무반으로 들어
왔는데 글쎄 박스에서 샴페인이 나왔으니....
진짜 겁나고 놀랬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날저녁 샴페인은 오빠랑 오빠랑 같은 방쓰는 친구랑
친한친구 몇이 모여서 진짜 한모금씩 먹으며 자유를
만끽했다고하더라구요.
그리고 걸릴까봐 무서워서 병도 몰래 잘 버리고
들키지는 않았지만 정말 가슴조리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오빤 친구들사이에서 "블랙박스"라는 별명을
얻었답니다...나와도 나와도 끝이없이나오는 과자랑사탕
그리고 군대라는 딱딱한 생활속에 저의 샴페인은
한모금의 자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히히) 근데 아마 군대에서 그런것을 알게 된다면

군기문란해진다고 싫어하겠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그땐 제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순진한 아이였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 애인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내가줄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선물은
그사람이 가장 필요한것,가장좋아하는 것들,가장 관심있는것

등 사소한것들을 기억해주고 매일매일 생각하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그런 선물이 사람을 감동시키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아닐까요?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지금 사랑하는사람에게 선물을 해야 된다면...

 

가장 중요한 자신의 마음을 이쁜 포장지에 리본 이쁘게 달아서

보내는 선물이 무엇보다도 진짜겠죠...

그런데 마음은 보낼수 없고 그 흔적이라도 조각조각 모아서

보낸다면 상대를 감동시킬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포장할것도 없이 너무도 잘 나온 선물 포장들과

카드들이 있어서 마치 인스턴트커피나 라면처럼 편하긴하지만

왠지모를 썰렁함에 형식이 되버린듯한 그런 느낌 입니다. 

서툴더라도 내가 포장한 선물 상자 내가 직접 시장에 가서

그사람을 생각하며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찾아낸 선물들을  직접 카드를 고르고

또 직접 내 손으로 카드를 쓰고 ....

그렇게 그렇게 정성으로 선물을 준비할때....

그 선물을 생각하고 사러다닌 시간까지 선물에 묻어서 감동이 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