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가는날이 장날이란 말도 있고 시집 가는날 등창 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군에간 아들아이가 올해 8월이면 제대를 할것이고 어느사이 상병 계급장을 달았다는데
그간 일하는 엄마를 둔 이유로 면회 한 번 못가본 것이 너무도 마음에 걸려
주말 근무도 없는 주간이라서 딸아이와 길을 떠났습니다.
소풍 떠나는 아이처럼 전날 비행기로 갈것인지 버스로 갈것인지 아니면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동대구로 가서 다시 포항행 기차로 환승할것인지 고심 아닌 고심을...
갈때는 한시라도 빨리 아들아이 얼굴이라도 볼 욕심에 비행기 예매를 하였는데
때아닌 폭설로 결항이란다.
아침 일찍 걸려온 전화에 아들아이는 눈이오니 어머니 어쩌실 거냐고 기상이 안좋으니
다음으로 미루시면 어떻겠냐고 한다.
잠시 망설이다 딸아이에게 의견을 물으니 그래도 이왕 결정했으니 버스라도 타고
가자는 거였다.
그래 또 다음으로 미루면 점점 더 어려워 질게다 가자 가자~~
강남 경부선 터미널에서 고속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띠띠 빵빵~
생각보다 빠르게 한숨 자고 나니 두시간이 흘러 어느사이 휴계소란다.
15분 정차한 사이에 감자구이, 맥반석 오징어, 그렇게 먹어도 질리지도 않는지
딸아이가 늘 좋아라 하는 떡뽁이에 생수 한 병을 사들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길도 안막히고 날은 쾌청하고~
헌데~ 앗! 이게 왠일이런가?
포항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눈이 장난이 아니네~~
지나가는 차량마다 지붕위에 소복한 백설기 한판을 얹고 있었고
거리마다 눈은 쌓여 질척이고 ...
택시를 타고 아들이 있는 오천 해병대 서문에 하차하였다.
면회 신청을 하고 한참을 기다린 후 아들 아이와 반가운 해후를 하였다.
6개월간 바닷가 해안 파견 근무를 마치고 본 부대로 귀환한 아들 아이는
그사이 상병 계급장을 달고 더 더욱 의젓해진듯~
죽도시장에 들러 회를 한가득 시켜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주후면 여주 이천으로 일주일간 훈련을 들어가는데 요즘 왜 이렇게 밤이면
배가 고픈지 모르겠단다.
어머 그러니?
어서 어서 많이 먹으렴~
뭐 더 먹을래?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은 그칠줄 모르고 낮보다 굵은 눈송이로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아들아이 하는 말이 서울에서 어머님과 여동생이 면회 온다했더니 같은 내무반
후임들이 귀대할때 맛있는것 가져다 주실거죠 했단다.
그래 뭘 좀 보내줄까?
빵이 먹고 싶다고들 했단다 그것도 크림빵이~
싱싱한 회로 포식을 하고 폭설이 내리는 포항거리에서 어렵게 택시를 타고
대형 마트로 쇼핑을 떠났다.
쇼핑카에 이것 저것 먹거리를 담고 아들 아이는 그만하면 됬다 됬다 했지만
집떠난 먼곳에서 밤에 시장끼를 느낀다는 말이 걸리고 걸렸기에...
봉지 봉지들고 밖으로 나오니 ~
헉~
객지에 밤은 깊어가고 도로는 아까보다 더 많은 눈으로 쌓여 걷기도 힘들고
거리에 버스는 이미 불통이었으며 간간 오가던 택시마져 끊어 진듯하였다.
30여분 이상을 길에서 떨었을까?
콜택시를 불러도 계속 통화중 멘트만 나오고
앞이 깜깜하였다.
눈이 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대용량(?)의 폭설은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신발은 다 젖어 발은 얼어가고 밤은 깊어 가는데 어쩌면 좋을지...
아~ 그때~
감사하게도 손님이 이미 타있는 택시 한대가 우리 앞에 서더니 타란다~
아휴~ 감사해라~
기사분이 연세가 있어 뵈는데 본인도 해병대 출신이란다.
뒷자리에 앉았던 여자 손님도 앞으로 자리를 옮겨주신다.
휴~~ 고마워라~
눈속에서 발은 얼고 날을 어두워만 가고 그렇게 불안한 가운데 차에 오르니
그 포근함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는 느낌이랄까?
친절하게 미끄러운 도로를 조심 운전하여 해수욕장 근처 경치 좋은 찜질방
으로 안내를 해주셨기에 덕분에 세식구는 객지에서 하룻밤을 포근하게 보낼 수
있었다.
포항은 눈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서 기사분들 마다 이런 눈은 보기 어렵다고들
하셨다.
모처럼 떠난 먼길~
아들 아이와의 해후는 때아닌 3월중에 폭설로 고생은 하였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조금전 아들아이 전화가 걸려왔다.
잘 도착하신 거냐고 묻더니 지금 어머니가 사주신 간식거리 꺼네놓고 내무반에서
파티 하려고 한다며 고맙다고 한다.
아들아~ 너로 인하여 오히려 엄마가 무척 행복했단다.
부디 부디 남은 군복무 몸 건강 하고 보람있게 잘 보내야 한다~
알았지?
모처럼 아니 처음으로 떠난 아들아이 면회길, 쏟아 퍼부운 눈속에 허둥거렸지만
그래도 참 기뻤던 바늘입니다.
삼월 때아닌 폭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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