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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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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눈물로 지는 서러운 꽃


BY 오색여우 2005-03-05

이맘때쯤이면 남해의 동백도 그 열정을 못이겨 고개를 내밀때가 되었고.

서해쪽의 동백도 이제 피처럼 붉은 삶을 서럽게 준비하고 있으리라.

나는 어느때부터 매년 이맘때가 되면 동백때문에 몸살을 앓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리산자락으로 떠난 그 여행에서 만난

너무나 강렬해서 서러웠던 그 동백때문에......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눈물처럼 지던 동백때문에....

내가 그 동백을 만난 건 구례화엄사경내에서였다.

경내로 첫발을 딛는 순간 온통 붉게 짓이겨진 채로

사람들의 발밑에서 신음하고 있던 그 꽃송이들!!!

제 서러움에 겨워 참다참다 목째로 뚝뚝 떨어지던 꽃!!!

아직은 겨울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얇은 듯한 햇살아래

푸르른 잎과 붉은 꽃은 대조적으로 빛났고.

목째로 뚜욱 뚝 떨어진 꽃송이들은 황토빛 흙위에서

사람들에겍 짓이겨진채 그렇게 온 몸으로 울고 있었다.

우리가 도회지에서 흔히 봐왔던 관상을 위해

자그마하게 키운 동백이 아니라 커다란 고목으로 하늘을 가리며

자란 동백은 하나의 경이로움으로 나에게 각인 되었다.

너무나 강렬한 그 느낌,

너무나 서러워서 두고두고 그리움으로 남아 나를 해년 괴롭히는 그 동백.....

그러나 그 뒤로 그와 같은 동백은 두번다시 만날 수 없었다.

난 그 동백을 찾아 이맘때가 되면 몸살을 하듯이

그 서러운 동백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화엄사의 동백도 이미 그 동백이 아니었고,

동백으로 유명한 남해의 어느 곳에서도

그와 같은 동백은 두번다시 볼 수 없었고,

어느 시인이 그렇게도 목메게 노래했던 선운사 동백조차도 내맘을

그렇게 빼앗아가진 못했다.

목을 떨구며 우는 꽃,기름을 칠한듯 빛이 나는 푸르른 잎사귀,

이름도 동백으로 같건마는 어째서 난 그 날의 동백을

다시 볼 수없는 것일까?

내 가슴속 화인으로 남아 매년 나를 설레이게 하는 꽃,

내 기억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 절의 동백,

눈을 감으면 지금도 그 동백을 그대로 되돌릴 수 있건마는 ......

내 맘 속에서 기억으로만 남은 그 동백은

이렇게도 나를 못살게 군다.

온 몸으로 서럽게 지며 서럽게도 울어대던 그 동백이

이맘 때면 아무것도 할 수없을 만큼 그리워진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그렇게 봄내내 나를 서성거리게 하는 그 꽃을

난 두번 다시 보지 못하리라.

그리고 잊을 수도 없음을....

그는 또 다른 나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