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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38

경아님 ..


BY 아리 2005-02-18

님의 글을 상당부분 공감하면 읽었답니다 ..

 

우리 친정 아버지 표현을 빌면

 

친정어머님 안 계신 막내딸은 '끈떨어진 주머니 신세'지요 ...

 

제가 우리 친정 어머니 47세에 태어난 쉰둥이 막내입니다 ...

 

제가 어릴 때 친정어머니가 잠들기 해주시던 옛날 이야기

 

얼마나 재밌고 좋았던지 ..

 

잠들기 전에는 누구든 붙잡고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곤 했지요 ..

 

언니가 하나

 

다음날은 오빠가 ...

 

나중에 지쳐서 떨어진 오빠는

 

새앙쥐 한마리가 꼬리를 물고 또 꼬리를 물고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로

 

저를 옛날 이야기로 부터 떨어지게 질리게 하려고 했지만

 

어머니는 지치도 않고 이야기를 해주셨지요 ...

 

어머니가 해주신 잊어지는 않는 옛날 이야기가 있어요 ..

 

"막내는 서리맞은 호박이야 서리 맞은 호박 .. 옛날 어떤 노인네가 쉰둥이를 낳고

 

 그 어미가 일찍 죽었지 ..늙은 아비가 아이를 업어 길렀는데 ..큰 아들은 장가를 갔지

 

 아이를 둥가 둥가 업고 다니며 동네에 서리 맞은 호박만 보면 혼자 중얼거리듯

 

 막내는 더구나 쉰둥이 막내는 서리맞은 호박이야  서리맞은 ..

 

 이렇게 외치다가 늙은 아비마저 저세상사람이 되었어 ..

 

 어린 막내는 큰오빠 밑에서 눈치밥을 먹는데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가시고 갈 나이가

 

 되었을때 올케한테는 눈에 가시고 귀찮은 존재 일밖에 ..

 

 도시락은 약간의 약품 ..--초록빛이 나는 ..--을 조금씩 매일 먹여

 

 그 막내동이가 ..서럽게 죽어갔다는 .."

 

 뭐 이런 슬픈 이야기 였어요

 

 엄마가 계실때는 가능하던 힘도 유세도 목소리도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 누구도 막내에게 발언권도 관심도  사랑도

 

 마치 끈 떨어진 주머니 처럼 사라지는 것인거늘 ...

 

 세월은 덧없어...신랑 그늘이 좋아 그 그늘밑에서 쉬엄 쉬엄 걸어가고 있답니다

 

갑자기 이말을 하는데 왜 이리 가슴은 아린 건지 ..

 

자주 글 올리셔요

 

가슴이 열려 있다면

 

그 누구도 그 가슴속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곳

 

바로 이곳이 그런 곳이랍니다 ..

 

 늘 행복하셔요 ..저도 행복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