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에 앉아 종일 바둑이면 카페를 돌아다니는 남편이 미웁다.
어렵고 힘든 젊은시절 직장과 살림사는 아내를 일하는 기계인양
그렇게 까탈을 부리면서 나를 못살게 한 남편
직장에서 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싸워야 했다.
당장 집어치워!
너 돈 안벌면 나 돈 안쓴다.
직장이 그렇게 다니고 싶으면 나 퇴근하면
밥먹도록 준비 다 해놓던지
그러면서도 돌아 다니느라고 퇴근은 일정치 않다.
남편은 친구와 내기를 한다.
밤12시 비가 퍼붓는데 집에서 얼마 떨어진 회관에
우산 가지고 마중 나오란다.
놀던 친구는 가지고 오지 않는다, 우리신랑은 가지고 온다.
그것도 친구가 셋이 있으니 네개 가지고 오란다.
내가 우산을 가지고 가니
친구들이 막 웃어댄다.
당연한 듯이 나는 인사하면서
우산을 나누어 주었다. 남편은 친구들께 손을 흔들면서
우산안에서 팔짱을 끼고 집으로 왔다.
몇번째 사표를 내던 날이다.
남편은 봉급이 모자랄 정도로 빚을 지면서 까지
바깥을 돌아 다녔다. 그러면 나를 겁먹게
하려고 사표를낸다. 그러면 사표만은 하고 갚아주었다.
그날도 아는 선생님이 직장으로 전화온다.
x선생 사모님 공장이 전망있습디까?
공장은 무슨공장? x선생 제조업 한다면서 어제 사표냈잖습니까?
나는 울며불며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교장선생께
말해달라고 해서 위기를 면했다.
그것도 아내가 알고 있는지 교장이 전화 해 보라고 하셨어
전화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모님! 20년 가까이 살았으면 이제
남편한테 뭐 그토록 복종하면서 살아요.
어느 때 회관에 우산 가지고 나오실 때
저녁 사기로 했어요.
가지고 나오면 우리가 사고
아니오면 선생님이 사기로 하고
물론 재미로 우리가 샀지만
그러지 말고 안산다고 난리를 치란다.
돈 벌겠다 왜 사모님이 그러고 사냐고
나는 시댁에 잘난 여러 남매들이 무서웠다.
절대 복종하겠다고 맹세한 그것도 걸린다.
아들 공부 마치게 한 며느리 한테
아들 기 죽을까봐 시어머님은 선수 친다.
너거 집안은 왜 그리 명이 짧니.
왜 그리 손이 귀하니.
사돈이 외로우 시겠다.
무매독자에 시집와서 바깥 사돈도 가시고
처삼촌 처고모도 있으면 좋은데
장인 없는데 장가 보내서 속상하다.
2년동안 설서 공부 끝날 때 까지
하숙비 한푼 등록금 한푼 내 준 일 없는
시어머님 치고 너무 당당하시다.
다 너 좋을라고 한짓 아이가
사글세 방 한칸 값도 받아 본 적없는
나는 이렇게 당하고만 살았다.
시어머님 오신 날
남편이 내일 당장 사표 내!
아니면
엄마 밥 해드릴 사람을 당장 구하던지
내가 당신 직장에 가서 내 줄까 ?
시어머님 왈
니는 그것도 모르나
쟈가 어데 돈벌로 가나
직장가서 남자들과 히히닥 거리고
신랑 시어미 욕 기집들 끼리 모여하고
장단이 맞았다.
이토록 불지르던 시어머니
돌아가실 즈음
야야 니가 젤 욕봤다.
온 가족이 걱정하던 아들을
너가와서 아무 탈없이 자식 낳아 잘사니
너도 후에 자식 장가보내면
아들 편 된다. 내 억지 소리한거
미안하다.
살림은 네가 꼭 지켜라.
싸워서라도 돈갚아 주지마라.
진작 좀 하셨으면 응어리라도 덜 질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