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 마루에 오강을 치우고 세수를 찬물로 얼른 훝어내리고 방으로 뛰어들어가 거울을 보고 머리를 빗는다
입고 잔 옷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보고 거울을 비스듬히 벽에 기대놓고 옥이는 뒤돌아서서 고개를 돌리고 뒷 모습을 본다
"머 하제? 아 머 하는거야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서 별짓을 다하네 쟤가 미쳣나 왜 그래? 일찍 일어났으면 밥이나 할것이지 별로머 지랄을 다 하네"
엄마의 퉁퉁대는 소리에 옥이는 들리지도 않는지 그저 들뜬 기분이다
내일 이 소풍이고 오늘 엄마가 새옷을 사다 줫어도 저렇게 좋을까 싶을정도고 옥인 괜시리 웃음이 나온다
언제 일어날까 궁금하고 그방이 정말로 보고싶다
동생도 일어나고 그 남학생도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네 잘잤어요?"
서로 인사를 하는 사이 둘이 벌써 친해진듯 서로 눈을 마주치고 웃는다
어제보다 정말 가볍다
'요 앞에 출근 한바요 "
"네"
'언제 퇴근해요 그럼"
"5섯시면 퇴근해요 "
"아~녜"
"그럼 그때 바요"
웃으며 책을 들고 가는 그 학생이 미덥고 또 걱정이 된다
(나보다 더 잘난 여학생이 많을텐데 어쩌지 ")
생각에 옥이는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
짧은 주름치마에 하얀 브라우스를 입고 책을 옆에들고 까만 구두를 신고 손가락도 가늘게 부드럽고 반짝 반짝 빛나는 반지도 끼고 머리도 기르고 머리띠를 하고 ............
옥이는 그러면서 벌써 회사에 왔다
재단에다 바느질에다 커피 심부름 그리고 손님접대까지........
그런데 어디선가 창문밖에서 소리가 난다
"돼지야<<<.."
"누구지 누가 돼지라는거지 "
창문을 열고 보니 그 학생이다
"내가 불렀어 나 반말 해도 되지? 그리고 내가 아이스 크림 사왔느데 어떻게 주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옥이는 슬며시 기분이 넘처 의자 위에 간신히 버티고있다가 넘어질뻔 했다
"아~담장으로 던져요 그럼 내가 화장실 가면서 주우면 되니까"
"알았어 던진다 두개 "
"네"
옥이는 고맙다는 듯 고개을 끄덕이고 웃어준다 손으로 벌써 까딱 까딱 흔들고 창문을 닫는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됐고 설래는 봄처럼 옥이도 점점 사랑에 설래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본 남자 아이
이상한 감정이 자꾸만 돋아나고 안보면 보고싶고 같이있고싶고 손도 잡아보고싶고 앞에 있어야 맘이 놓이고 학교 가면 불안하다
거긴 이쁜 학생들이 많을거니까
하지만 옥이 혼자 생각이고 그 학생은 어떤지 모른다
어느날
점점 날이더워지고 마당에 오리도 더 커져서 소리가 만만찮게 들릴때 옥이는 퇴근해서 보니 그 학생이 보이지 않는다
벌써 그 학생의 시간표를 다 알고있는 터라 화가 났다
이 시간이면 집에 있어야 할시간인데 없다
그리고 며칠전 어느 여학생이 찾아와서 그 방에 들어가 한~~~~~~~~~참있다가 어둑어둑 해져서야 돌아갔다
그러니 옥이가 불안하고 속도 상하지만 누구한테 말을 하지 못한다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옥이는 뽀로통 해져서 말도 안하고 테레비만 본다
벌써 10시
"아니 오늘은 이 학생이 안들어 오려나"
엄만 옥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나는 소리에 옥이가 받아 친다
"며칠전 왔다 간 그 여학생 하고 같이 있겟지 머 애인 같던데 친하게 웃고 떠들던데 멀"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학생도 이쁘더라 얌전하고 요 밑에 자취한다는데 살림도 얌전히 한다고 그집 주인이 드러더라 "
옥이는 화가 더 났다
"엄마 그런거 내가 물어봤어요 그러게"
'별말도 아닌데 저놈의 기집애가 지랄은 "
엄마 말에 옥이는 아무말도 못한다
따르릉........
튕기듯 일어나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응 나야 술좀 했는데 여기 이디오피아야 지금 들어가려구 대문 잠그지 말라구 엄마 깨니까 알았지 금방 간다"
"금방 오거나 말거나 무슨 상관 이예요 맘대로 해요 문은 안잠글거니까"
옥이는 전화를 팍 끊는다
"넌 먼놈의 전활 그리 받누"
옥이는 눈이 말똥말똥해지고 엄마 코고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동생들 발차기 이불 끌어다 덮고 또 밀치고 이렇게 한밤이 깊을즘 대문 잠그는 소리가 난다
옥이는 테레비를 보지도 않으면서 눈은 거기 가있고 귀는 토끼 귀을 해갖고 대문에 가있다
지금 들어오는걸 알으니 맘이 놓인다
씻고 방문열고 들어가는소리가 들린다
"야 돼지야 돼지야 돼지야"
작은 소리가 자꾸 들린다
옥이는 못 들은척 눈을 감는다
'옥이야 너 부르는거 아니냐 가바라 머 연탄불이 꺼졋나 부다 가서 봐줘라"
옥이는 말이 없다
그러자 더 큰소리로 부른다
"야<<<<<<<<<<<<돼지야><<<'
"학생인가 좀 늦엇네 머 시킬게 잇나 옥이 자나본데 깨워서 보낼까 "
"아~예 깨셧어요?죄송합니다 친구와 술좀 하느라 늦었습니다 근데 자요 돼지는"
"아니 금방 도 움직였는데 벌써 잠들었나 내 깨워봄세 그리고 돼지가 먼가 이름이 있는데 "
"에 죄송합니다"
"옥아 가바라 먼 일이 있나보다 우리집 와서 첨으로 술 먹은거 같은데 얼른가봐라"
옥이는 못이기는척 대답을 하고 일어나 옆방으로 간다
"왜요"
"들어와 안잡아 먹어 추운데 그러고 있지 말고 이리와서 담요 덮고 있어 내가 할말이 있어"
옥이는 문을 스르륵 닫고 아랫목에 이불을 덮고 앉는다
얼굴이 벌개진 00는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다
'먼 말인데요 말해바 나 졸려 얼른"
'알았어 내가 말할테니까 잘 들어 술먹어서 그런다고 생각하지말고 알았지?"
"응 근데 무슨일이 있나바 정말 술도 먹고 친구하고 싸웠어요? 집에 먼일있어요?아니면 공부가 안되요?"
옥이는걱정이 된다
방금전 화가난 옥이 얼굴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저 있잖아 나 말야 나 말인데 너 ,,,,,,,너......내가 진짜............내 진심이야 내가 너..........나 ...........너 .....좋아해"
그러곤 00는 얼른 담요를 뒤집어 쓰고 옥이는 심장이 멎는걸 느꼈다
숨도 몇초 멈추고 세상이 죽음같고 정신이 아득한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옥이도 모르게 일어나 방문을 열고 안방으로 건너 왔다
얼른 이불을 뒤집어 쓰고 옆으로 누워봤지만 심장뛰는 소리에 옥이는 두 손으로 가슴을 누른다
"무슨 일이 있냐 왜 널 불렸데니? 무슨일이 있데니?"
"아니 연탄불이 껴졌나 봐 달라고 해서 "
옥인 얼버무리고 나서 죽은듯 한참을 헤메다 겨우 새벽에야 되어서 얕은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