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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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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BY 오색여우 2005-02-17

우리들은 모두가 다 한 두마디씩의 격언이나 금언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그건 그야말로 그냥 지식일 뿐.....

이런 말들이 가슴에 비수처럼 콕 박히고 절실해 지는 건

어떤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 말이 진리로 내게 다가 왔을 때 일 것이다.

우리들이 농담삼아서도 잘 쓰는 말 중의 하나가

"너 자신을 알라!!!"

이다.

근데 내가 이 말을 가슴깊이 새기게 된 건 내 친구 때문이다.

이 친구는 학교다닐 때 공부도 잘 했고, 똑똑하단 소리도 들었고,

빼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친구였다.

이 친구가  만나던 어떤 사람이랑 결혼한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이것 저것 떼놓고 인물이나 학벌이나 뭘 봐도 우리 눈엔

그저 내 친구가 아깝고 자꾸 밑지는 거 같아서 다들 속이 무척 상했다.

그렇다고 이 남자를 내 친구가 죽도록 사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기회가 되었을 때 난 물었다.

"너 좋아하는 사람중에 지금 저 사람보다 조건도 더 좋고

인물도 더 좋은 사람도 있잖아? 훨씬 더 나은 사람이랑도

결혼 할 수 있는데 왜 하필이면 그 사람이니?

그렇다고 니가 목숨걸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잖니?"

그 애의 대답은 간단 했다.

"난 나 자신을 알아"

그거였다.

"외형적으로는 그 사람이 나보다 더 나은 게 없지.

근데 난 그 사람보다 더 나은게 뭔데?

그가 청혼했을 때 난 생각해 봤어.

나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해서.....

이 사회속에서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냉정하게 내 욕심을 버리고 날 생각해 봤더니

내 위치가 너무 정확하게 보였어.

사람들은 모두가 다 자신을 망각하거나

아니면 욕심때문에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더 나은 생활을 보장 받고싶어해.나도 마찬가지였고...

근데 상대방은 안 그럴거 같으니?

그 사람도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겟냐구?

사람들은 모두가 다 자기 욕심을 채우고 싶어서

자기에게 눈이 먼 까닭에 자기를 정확히 보지 못할 뿐이야.

난 나를 냉정하게 판단해서 저 사람이 지금의 나랑

가장 잘 맞는 비슷한 처지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

.

.

.

비수처럼 꽂힌 그말!!!

난 나를 알아!!!

과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리고 자기를 알아서 자기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내면을 정확히 알고 자기 설 자릴 잘 찾아서

서 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있을까?

흔들림없이 말 할 수 있는 그 친구는 이미 내 친구가 아니라

나에겐 스승이었다.

그 날 이후로 난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그래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내 자리를 지키며 한 세월을 살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