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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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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월은 가고 또 흐르고


BY 바늘 2005-02-16

지난주 금요일은 애들 아빠의 귀빠진 날이었다.

 

이제 쓰린 기억 달콤했던 기억 모두를 지우고 잊을만도 한데 막상 이십여년 강산이 두어번

변한다는 세월만큼 한지붕 한이불 한솥밥 먹었던 정이 아직도 어느 구석지에 티끌만큼

남아 그런가?

 

 맛나게 즐겨먹던 김치찌게를 앞에 두고도 가끔 눈물이 찔금 거려지고

 늘 퇴근 길 무언가 습관처럼 간식거리를 들고 다녔던 그였기에 비슷한 연배로 뵈는 누군가

 뭔가 들고 지나가면 문득 지난날이 아리하게 그려져 왔다.

 

생일날 딸아이에게 물었다.

 

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니?

 

엄마 무슨 날인데요?

 

아빠 생일인데 딸이 그것도 모른다는 거니?

 

나와는 이미 오래 전 서류상 이혼이란 명목이 현실로 굳어져 돌아갈 수 없는

강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딸아이와는 천륜인지라 가끔 문자도 주고 받고 얼마인지 모르게 용돈도

건네어 받나 본데 딸아이는 자기 아쉬울때는 전화하고 자기 아빠 생일 조차 기억

못하고 있다는게 왠지  곁에서 바라볼때  곱지만은 않았다.

 

아빠에게 그래도 그러는것 아니다~

 

어서 생일 축하 문자 메세지라도 보내렴~

 

응 알았어요~ 엄마~

 

한참뒤 딸아이가 하는 말

 

엄마~ 아빠에게 축하 메세지 넣었는데

 

아빠가 다른말은 없고

 

니 엄마가 참 예전에 이뻤지 그렇게만 왔어요~~

 

...

 

민속명절 구정에도 연락 한번 없었고 그야말로 적막강산 절간이 따로 없었다.

 

내 잘살때 문전성시 그러니까 아파트 현관에 신발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즐비하여 명절이면 마음도 몸도 부산하였건만~

 

다 지난 추억이려오~~

 

연휴 중간에, 7일 월요일은 은행과 관공서가 근무를 하는 날이라

그간 직장 생활로 미뤘던 일들을 볼 수 있었다.

 

6일간의 휴가는 여름 휴가보다 더 길었고 부모님 두분 모두 고향이 이북이시라

황해도 오도민 묘지에 잠들어 계시기에 구정날 당일 묘소에도 다녀 왔다.

 

작년 이즈음 명절에만 해도 친정 어머니라도 생전에 계셔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건만

올해는 정말  휴~~

 

해가 바뀌고 어느새 훌쩍 2월이 반도 더 지나간다.

 

내리는 비에도 차가움이 이제는 덜하다

 

그렇게 세월은 가고 또 흘러간다

 

무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