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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0

나..보고싶은 친구가 있다..


BY 밤톨냥v 2005-02-16

미국으로 훌쩍 떠나버린지 벌서 십수년이 흘렀네..

 

웃을때면 눈이 완전히 감기고

입가엔 살포시 귀여운 볼우물이 잡히던 친구..

훌쩍 큰 키에

비썩 마른 몸매..

목소리는 나긋나긋..

행동거지는 조분조분..

야~~하고 눈 흘기면

왜~~하고 함빡 웃음 짓던 친구..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며

17년 나이차 나는 반백의 파란눈 아찌에게

자신의 인생을 몽땅 맞겨 버린 친구..

어이없어 하는 친구들에게

어쩔수 없다고..

겉포장이 중요한 한국에선 나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며

허탈한 웃음 짓던 친구..

 

무책임한 부모들의 뒷감당을

혼자 힘겹게 싸안고 가던 친구..

재즈피아노를 연주 할땐

온몸으로 설움을 토해 내는것 같앗던 친구..

하지만 친구들 앞에선 언제나 환한 미소 보여주던 친구..

 

 

철없는 엄마와

철딱서니 없는 동생들 보살피려

하루도 쉬지 안코 연주를 해야 햇던 친구..

가느다란 손가락 끝마다 무섭게 박혀잇던 굳은살이

친구의 살아온 세월들을 말해 주었지..

 

작별을 고하던 공항에서

걱정 가득한 우리들 얼굴 보곤

염려 말라며 또 다시 함빡 웃음 보여주던 친구..

 

비릿한 봄내음 코 끝에 느껴지며

불현듯 그 친구가 떠올랏다..

 

서울 떠난지 삼년만에 완전히 소식 끈기고

이제는 우리들 기억속에서도 사라질려는 친구..

 

잘살고 있어야 할텐데..

 

풍문으로라도 들리는 소리가 있었음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