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새 학기 새날 새 출발........
옥이한테는 이런 말들을 한 번도 들어본적도 해 본적도 없다
나일론 자주색 바지로 일년을 입고 무릎을 구부리면 실 오라기가 벌어져 무릎이 보이고 서 있으면 안보이고 윗 도리는 권색 실로 짠 긴팔 더우면 걷어서입고 추우면 내려서입고 빨을땐 엄마 월남치마와 어디서 얻었느지 모를 낯선 부라우스를 입는다
작은 단추에 군데 군데 작은 무늬가 있는 목에는 머플러 식으로 해서 잡아 매는 ............하여튼 옥이는 별로 그 머플러를 매지 않고 입던 봄날이다
"아고 이놈의 기집애야 아니 그래 덥지도 않든 응 아고 보기만 해도 내 속이 터진다 터저 아니 어째 나이살이 나 처먹은 기집애가 일년이 다 ~가도 옷 하나 갈아입지 않고 열두달을 입냐 아고~터진다 내가 너만 보면 아 어여 들어가서 옷 안갈아 입어 이년아"
옥이는얼른 일어나 방으로 들어왔지만 입을 옷이 없다
아니 갈아 입을 옷이 없다
문풍지가 다 찢어지고 구멍이 숭숭 난 문살 사이로 옥이가 마당에 있는엄마를 내다 본다
"아유~입을 옷이 있어야지 엄마는 옷도 안사주면서 나보고 뭘 갈아입으라고 그러지 어떡하지 ~"
옥이는 혼자 한눈으로 밖을 내다 보며 내까린다
작은소리로
"아`어여 못 나와 옷 갈아 입으랬더니 자빠져 자냐 어그어그 어찌 그리 모주 먹은 돼지처럼 잠은 자는지 살만 뒤굴뒤굴 쪄가지고"
옥이는 엄마가 입던 초록색 치마를 입고 윗 도리는 또 그 옷(브라우스)를 입고 나와있다
"나왔냐 ?머 하느라 그리 오래걸리니 젊은 애가 얼른 빨래해서 널어라 해 좋을때 빨아 널어야 마르지 그래야 옷도 사각사각 소리가 나게 마르고"
엄마는 일어나 늘어진 한쪽 팔을 다른 팔로 구부려 올리고 일서서 대문으로 나간다
옥이는 안다
엄마가 또 담배집에 가서 군것질 할거라는걸
일요일이라 옥이는 구석구석 치우고 닦고 털고 하루종일 바쁘다
옥이는 집앞에 비단을 짜는 공장에 다닌다
100%비단이라 고급스럽고 잘사는사람들이 자주와서 한복감으로 천을 사간다
그곳에서 옥이는 제품실이라고 친구와 둘이 식탁처럼 생긴 탁자를 마주보고 앉아서 외국에서 요구하는데로 머플러 ,낵타이,등 주문받은데로 만들어 주는 것인데 거기서 옥이가 재단도 하고 재봉도 하고 꿰메기도 하면서 성실히 다닌다
월급타서 한푼도 안쓰고 집으로 가져가고 엄만 "수고했다 옥아" 이 한마디로 웃어주면 옥이도 기분이 좋아진다
회사 월급날이면 회사 정문앞에는 화장품, 분식집,옷가게,전자제품,등등 여러사람들이 정문을 지키고 앉아서 혹시나 외상값 못받을까 걱정을하며 추우면 추운데로 더우면 더운데로 기다리고 아가시들은 더러 회사 담을 넘어 산으로 도망가는 것도 자주 보는 현상이다
하지만 옥이는 그런거 하나없이 항상 젤 먼저 월급날 정문을 향해 나가고 아무일없이 집으로 간다
"저기 아가씨~오늘 월급 나왔지 혹시 00알어? 오늘 결근 하지 않았지? "
옥이는 고개만 끄덕이고 웃는다
속으로 말했다간 낼 회사서 옥이가 시끄러울것 같아 아무소리 하지 않는것이다
옥이도 속이 조금 까바라 졌다 그걸 보면
햇살이 따뜻한 오후
점심시간에 옥이는 집이 가까워서 집으로 뛰어가 밥을 먹고 남는시간에 설거지 며 빨래를 하고 비오는날에은 장독도 덮고 이것저것 비 설거지도 하며 점심시간을 보내는데 그날도 옥이는 집으로 와서 찬밥에 물말아 김치를 갖고 마루에 앉아 먹는데 옥이눈에 건넌방에 문이 삐끔이 열려져 있고 무언가 보인다
옥이는 "저게 머지 누가 왔다 갔나...."
옥이는 손으로 김치 국물을 훔치고 마루에 올라가 건넌방 문을 밀어본다
다 떨어진 큰 보따리하나가 작은 방을 가득 채우고 가운데 있다
옥이는 "어 뭐지?'
얼른 밖을 내다보고 아무도 없는걸 알자 얼른 묶은 보자기 끈을 풀어본다
낡은 보자기처럼 안에도 낡은 요와 앏은 이불 그리고 옷가지 몇개 책 몇권 냄비 하나 또 작은 그릇에 반찬 몇가지가 싸여 있엇다
"어 누가 갔다 놨지? 누가 오나 ?누구지 ?"
옥이는 궁금하지만 점심시간이 끝나가자 얼른 처음대로 묶어 놓고 얼른 나온다
"혹시 방을 빌려 줬나 돈이 없어서 그럼 누가 자취하러 왔나보다 남잘까 여잘까 혼자같은데 이따 퇴근하면 알겠지 머"
옥이는 얼른 시간이 가길 바라며 회사를 향해 뛰어간다
그 짐보따리 펴보느라 시간이 촉박했던 것이다
뉘엿뉘엿 해가 기울고 옥이는 부리나케 퇴근을 한다
판자 대문을 기웃거리며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펌프질 하는 한 남자가 보인다
가슴이 쿵쿵 거리고 숨이 막힐것 같다
눈이 작고 키도 작고 등치도 없는데 대학생 이란걸 옥이는 담박 알았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이쁘게 걸으려 신경을 쓰며 방으로 들어간다
얼른 방문을 닫고 어제 낮에처럼 구멍난 방문틈으로 그 남자애가는데로 눈동자가 쫒아가며 한쪽눈으로 본다
한쪽눈이 너무 아파 얼굴을 돌려 다른 눈으로 또 본다
어라 근데 눈을 옮기는 사이 그 남자애가 어디로 갔다
"어 어디 갔지 소리도 없네 변소간 가면 뒤란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어디 갔지?"옥이는 궁금해서 얼른 일어나 문을 열고 마루로 나오는 순간 그 남자애가 부엌에서 칼과 도마를 들고 나오지 않는가
무엇을 훔치다 틀킨 사람처럼 옥이는 비명나오는걸 손으로 막으며 다시 기겁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휴~놀래라 "
옥이는 그 남자애가 맘에 드나보다
첨으로 남자애를 가까이에서 몰래 보는것이다
숨이 차고 편히 숨소리를 내지 못하니 더 숨이 차다
한참을 그렇게 보는데 그 남자애가 마루로 올라온다
기겁을 한 옥이가 얼른 방 윗목으로 올라가 농 옆에 서 있는다
조용하다
살살 뒷굼치를 들고 또 내다 본다 신발이 보인다
"방에 들어갔구나 방에서 뭘하지 소리도 없구"
아고 오줌 마려워라 어쩌지 내가 문소리 내고 나가면 그 남자애가 보면나 챙피해서 어떻하지 "
옥이는 어쩔줄 몰라 참는다 얼마나 참았나 옥이는 정말 죽을것 같다
배가 빵빵하고 금방이라도 쌀것 같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얼른 그러나 살살 조용히 문을열고 나가 그 애 방문을 휠끗 처다보고 죽어라 변소간으로 간다
얼마나 참고 급햇던지 오줌소리가 줄기차고 속이 시원하다
얼른 바지를 치키고 변소문을 나서는데 세상에나
그 남자애가 거기 있는거 아닌가
'머예요? 변소 문앞에서 이래도 되는거예요"
앙칼지게 말을 뱉는다
그 남자애도 놀랬는지 옥이의 앙칼진 소리에 그저 멍하니 처다본다
그러더니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전 00 입니다 며칠전에 방을 얻어놓고 집에 짐가지러 갔다가 오늘 왓어요 이집 딸인가 보죠? 잘 부탁 합니다 전 강원대 00과 입니다"
"네~안.........녕 하세요 "
옥이는 겨우 인사만 하고 뛰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저녁때라 밥도 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그 남자 아이 때문에 옥이 가슴이 울렁거리고 출렁거리고 숨도 차고 자꾸 보고싶고 머 하는지 궁금하고 옥이가 파도처럼 난리가 났다
얼굴도 뻘개지고 다시 귀도 빨개지고 옥이는 어쩔줄 모른다
처음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옥이는 정신이 없다
"옥이야 안왔니" 해가 졌는데 밥 안하니?"
'으~~응 해 할거야 엄마"
옥이는얼른 엄마소리에 밖으로 나와 부엌으로 간다
쌀 남박에 쌀을 퍼담으며 묻는다
'엄마 저기 건넌방 남줬어"
'그래 "
"남자 애 줬어 어디 산대 ?"
"왔드나 어제 온다더니 오늘 왔네 어디 있니 그 학생 ?"
"몰라 뒤란에 있나보지 머"
'잘 해줘라 가난하게 자라서 대학에 왔단다 착하게 생겼더라 반찬도 좀더 해서 주고 연탄불도 갈아주고 남자애라 어디 해 먹겠니 오늘저녁 좀 많이 해서 안방서 같이 먹자고 해야 겠다 쌀 더 씻어라"
아고 세상에 안방에서 같이 먹는다고 저녁에
옥이 손이 떨리고 가슴이 터질것 같다
"이거 왜 이러지 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지 사람 잡것네 나오늘 밥도 못먹겠네 어떡하지 큰일이다"
옥이는쌀을 씻으면서 저녁 먹을 시간이 상상이 가서 숨이 조여온다
"저기여 내가 펌프질 할테니 내 쌀도 씻어줄래요?"
옥이가 앉앗다가 기겁한다
"아~녜 엄마가요 저녁 하지말고 우리집에서 같이 먹자고 말하라고 그러던데.........."
옥이는 고개를 숙이고 말을한다
얼굴이 다시 뻘개진다
"아 그래요 안그러셔도 되는데 고맙습니다"
아무말없이 연탄불에 쌀을 앉히고 나오는데 갈데가 없다
그 남자애가 마루에 앉아있기 때문이다
"저기요 이집 큰 딸인가요?"
"네'
'이름 물어봐도 되죠?"
"옥이예요"
"네~전 전00 입니다"
"앞으로 많은 신세 질것 같네요 잘 부탁 드릴께요 "
"녜"
옥이는 부엌 문지방에서 힐끗 처다본다
양볼에 주근께가 까맣게 있다
인상이 참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