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라..
이제서야 친구가 말하던.. '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 띠가 돌았다..
내 나이 25..
이제서야 띠가 돌다니.. 친구들은 작년에 다 돌았던 그 띠..
닭띠인 나는 이제서야 내 띠! 닭띠를 맞이했다..ㅎㅎ
이제서야 띠가 돌았다면.. 말 다 했다..
그렇다.. 띠 두번 도는 지금까지.. 남자친구 한번 사겨보았다..
남자라고는 눈꼽만큼도 몰랐던 나..
대학 3학년때 첫사랑이 찾아올 줄 누가 알았으랴!!@.@
양동근을 닮은 그 사람,
날라가는 마법사 구두에 가죽자켓, 머리는 노랗게 물들어 뒤로 넘긴 모습..
내가 딱 싫어하는 양아치였는데..
그런 양아치같은 사람이 궁금할 정도로 얼굴이 빨개져서는 내가 하는 말에 한마디도 못하고 웃고 있을 줄 누가 알았으랴~ㅎㅎ
알고보니 그는 너무도 멋진 사람이였다..
타 대학 방송국장을 맡아서 책임감도 있을 뿐더러 남자라면 갖고 있으면 멋있는 리더쉽까지!
운동을 좋아해서 탄탄한 몸과 털털한 성격..
옆동네에 산다는 사실에 우리는 그렇게 첫 만남을 마무리 했다..
한달이 지나고 그 사람을 잊고 있을 무렵..
잘 지냈냐는 한마디로 그가 전화를 걸어왔다..
누군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데 문득 스치는 양동근 닮은 그 사람..
자료를 빌릴게 있다고 만나자는 말에 가방에 자료 가득 넣어 나갔던 그날은..
술집에서 가방 한번 열어보지 않고 서로에 대한 얘기로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ㅎㅎ
한달 뒤, 그의 생일이라고 얼굴 한번 보잔다..
생일 얘기를 알고 있었기에 난 작은 곰인형을 선물로 준비해서 나갔다..
그날은 더 멋지게 하고 나온 그사람..
알고보니 친구들도 함께 데리고 나와서 나를 소개시켜주는게 아닌가..
남자를 처음 개인적으로 만나본 나.. 무슨 상황인지 당체 몰랐다.. 바보같이..@.@
동대문 야시장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그 사람과 그의 친구들과 함께 밤새 술을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아침에 학교를 가야하기에 새벽 5시쯤..
우리는 마무리를 짓기로 했다..
친구들은 먼저 가고 그 사람이 날 데려다 준다며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잠시 의자에 앉았다 가자고 날 이끌었던 그 사람..
그 손길이 나의 첫키스의 전초전이였던 것을 왜 몰랐을까..
의자에 앉아 있던 날 살며시 안아주던 그 사람..
집에 가려고 일어나는 찰라, 그의 얼굴이 내 얼굴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술김에 눈이 가물가물했지만, 그의 얼굴이 45도 비틀어져 있다는 것을 감지한 순간..
나에게 키스를 시도하려는 그를 무작정 끌어안았다.. 키스보다는 그냥 안기는 것이 덜 무섭고 덜 떨렸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첫키스는 불발이 났다..@.@
하지만!!
사귀는 것보다 사귀기 전 상태인 탐색전이 더 알콩달콩 재미있는 것처럼..
첫 키스를 하려고 다가오는 그의 모습이 그 날 이후로 계속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 순간만 생각하면 가슴이 찌릿.. 이런 기분 처음 이였다..
가슴 찌릿.. 짜릿.. 이게 바로 가슴 떨리는 그 순간 아닐까??
물론 난 지금 첫사랑의 그 사람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애인이 되어 있다..
지금 애인과의 키스와 포옹은 너무 따뜻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첫사랑 그사람과의 불발된 그 첫키스 5Cm의 순간 느낌은 아마 평생 다시는 못 느낄것 같다..
양동근 닮은 내 첫사랑 그 사람.. 잘 지내고 있겠지? 잘 지내고 있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