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고맙긴 하지만 난 명절이 되면 친정 올케 언니가 매 번 더 고맙다.
아무리 친정에 가라고 해도 안 가고 시누들 기다려주는 언니다.
어떤 땐 친정에 얼른 갔다가 우리가 도착할 시간이 되면 다시 울 친정에
돌아 와 있곤 한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올케 언니라곤 하지만 나랑은 동갑이다. 나보다 두달 빠른 ......
울 올케언니는 자기 친정에서는 귀하게 자란 외동딸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고집도 세고 자존심도 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천성은 이기적인 사람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베푸니
어찌 우리가 감동하지 않을 수 있으랴!!!
결혼하고 얼마동안은 처음에 내 보기엔 참 이상한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자기 신랑이랑 자식에겐 껍뻑 엎어지고 시집 식구는 남인양 하는 것이었다.
근데 자기 신랑인 울 오빠에게는 얼마나 잘하는지 자기 위해서 우리가
편드느라고 한마디해도 그 것조차 거부하고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근데 그 올케가 세월이 가면서 -이젠 결혼한지 거의 15년 정도 된거 같다.-
점점 사람이 변해가더니 어느 날 부턴가는 본인 말에 따르면
이젠 자기는 "함안 조씨가 아닌 고성 조씨"가 다 됐다는 거다.
-우리 친정은 고성 이가다-
그랬더니 울 오빠 옆에서 왈
"대신에 나는 함안 이가 다 안됐나!!"
난 울 오빠 부부를 보면서 저렇게 변해가는 것이 부부인가 보다 한다.
나도 여우지만 울 올케언니도 만만찮은 여우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본다.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편이다.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지않고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먼저인 것 같다.
우리 친정엔 딸이 넷인데 내가 막내이다.
울 언니들도 모두다 울 올케언니의 권익에 대해선 간섭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한다.
그러나 다른 것들은 -모든 의무와 책임-모두다 공평하게 공동 분담을 원칙으로한다.
혼자 계신 엄마 생활비, 병원비, 제사비용,그외에 잡다하게 드는 모든 비용을
우린 공평하게 5등분한다.
맏이냐 아니냐 이런 건 일절 무시한다.대신에 좀 더 경제적으로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당선에서 엄마에게 용돈을 더 드리거나,
친정모임이 있을 때 알아서 기부금의 형태로 헌납하면 나머지
식구들은 사양하는 법 없이 흐뭇하게 받는다.
물론 일도 공평하다.
명절날 올케언니가 시누들 보겠다고 안가고 기다려 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어떻게 일까지 시켜먹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난 말한다.
"언니야 이거 앞뒤 자르고 명절날 올케 친정 안보냈다고 함
우리 언니들이랑 나랑 다 죽일 x되겠다."
그럼 울 올케 왈
"ㅎㅎㅎ 나도 아 컴에 글 올려야쥐. 울 시누들 죽일x이라구"
우린 즐겁다. 그리고 행복해 진다.
난 생각한다.
나도 시집가면 양천이가가 되어야지하고....
근데 내 남편은 왜 고성 허가가 잘 안되는거지?
그래도 노력은 해보자.
내 꼬리를 잘 흔들어서 고성 허가로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