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님,
제가 이 아컴에 처음 들어왔을때 (3년전인가??) 많이 낯설어서 글만 달랑 올려놓고 숨곤 했답니다.
매일 대하는 작가님들 글을 읽으면서 감동도 받고 더러는 안타까운 사연도 접하고 요즘엔 어느 언니의 치부라고도 할수있는 가정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흥분도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보니 어느샌가 가까이에서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친숙함으로 매일 만나는 사람보다도 더 살가운 정이 들었답니다.
비록 얼굴도 모르고 대명만 눈에 넣은채로 알콩달콩 사는 얘기에 촛점을 마추다보니 내 일같이 가슴에 와 닿는 뜨거운 동질감도 가졌구요.
오늘 아침에 정자님의 글 보고 많은것을 생각했습니다.
짧게 리플 달고보니 아무래도 뜻 전달이 미숙한것 같아서 안타까운 맘으로 이렇게 별도로 한말씀 드릴려고 합니다.
명절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배후에는 여성들의 입지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걸 반증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전엔'여자'라는 멍에 때문에 우리 어머니들 참으로 힘들고 어렵게 살았지만 감히 드러내놓고 불평불만 터뜨릴수 없는 약자여야 했습니다.
그게 婦德이고 美德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참고 인내하고 견뎌내는게 참다운 며느리의 모습이어야 했습니다.
그 인내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자손을 위한 어미의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요
정자님에게 가슴아픈 과거가 있다는 걸 먼저 밝혀놓고 오늘글을 올렸어도 우리 아컴의 작가들에게 어느정도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처음글을 합리화 시키려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은것 같은 느낌을 저만 받았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두번째 해명글은 안 올리는게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왜 그런지 두번째 글에 공감이 가지 않는군요
설혹 그런 대우를 받았다고 해도 아직 우리네 정서로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일방적인 해명이라서 그런가요?
우리는 영원한 며느리로 머물지 않습니다.
세월이 감에 우리도 어른이 되고 아랫사람을 거느릴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때에 아랫사람의 입지를 한층 더 이해 해 줄수 있는 후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한층 더 성숙된 며느리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자녀들에게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비대칭의 그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야 하는 게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인것 같습니다.
아픈얘기 숨겨 놓고 가슴앓이 하시는것 보다는 털어놓고 자문을 구하는 도중에 은근슬쩍 끼워 넣을수도 있었는데 당돌한 얘기로 비쳐 졌으니 많이 안타깝네요
저도 만점짜리 며느리는 결코 아니었지만 접할려고 노력하다보니 나이가 들었습니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고보니 아랫사람 들이는 게 많이 두려워 집니다.
내가 부덕해서 혹시라도 잘못되지 않을까 조심조심 돌다리 두들겨 보고 걷는 마음으로 삽니다.
정자님,
우리 아컴의 작가님들의 따가운 리플에 너무 마음 쓰지 마시고 버릴것과 취할것을 구분하셔서 다음글을 올리실때에는 '역시 천정자님이시구나' 하는 찬사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건방지게 이렇게 글 올렸다고 너무 고깝게는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