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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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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이야기.


BY 도영 2005-02-04

서울 사는 여동생과는 하루에 두어번 전화 통화는 기본 으로 한다.

어제 역시도 동생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내가 마침 영덕게를 먹고 있을때였다.

'"언니 뭐해.""

""응..나 지금 영덕게 먹고 있어..근데 나 시집 참 잘왔나봐...히히""

""웬 변덕??이번엔 뭐땀시 시집을 잘갔데..?히히"""

""시집 잘왔으니 그 비싸다는 영덕게로 배를 채우지..호호""

나와 여동생은 동시에 까르르 넘어가고.

마누라와 처제의 통화에 남편은 호탕 하게 웃어 제끼고

동생은 영덕게를 자기 시집인 원주로 부쳐달라는 부탁을 했다.

삼십대 여동생은 요즘 며느리 답지 않게 시댁에 잘한다.

서울사는 여동생 역시 종갓집 종부다.

시댁이 원주 지만 한달에 두어번은 꼭꼭 시댁에 내려 가는 아이.

시댁 교통 정리를 얼마나 잘 하는지..

시 어른 부터 왈패 같은 시동생 그리고 시누 둘 을 참말로 잘도 거느린다.

멀리 산다고 시댁에 꾀부림 없이

아랫동서가 시댁 옆에 산다고 자기보다 힘들거라며 배려 하는 내동생..

이번 명절에도 시댁에 내려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명절날 다들 오는 사위들을 먹이려고..

꼬리곰탕을 미리부터 고고.

갈비를 재우고 ..

그것도 모자라 수십만원짜리 영덕게를 시집 주소로 부치라기에.

월급쟁이들 뻔한 사정 너무나 잘 알기에..

""무리 아니니?""반응을 떠보니 ..

무리지만 부쳐 달란다.

이유는 사부인<동생 시어머니>사위 반찬 걱정 덜으려고 하는거고

또다른 이유는 시누 체면 세워 주려고 한다나..

그렇게 십수년 살아온 결과가 요즘 들어 나타나는데.

우리 제부..인정 머리 없고 장남으로 태어나 권위적이라.

결혼초에 많이도 갈등이 있었다.

결혼초에 제부는 간호사인 동생과 맞벌이 하기를 원해서

동생은 애들 키우면서 병원을 나갔었다.

같이 벌면 집안일도 같이 해야 하지만..

제부는 집안일이라고는 걸레하나 빨줄 모르는 전형적인 조선 시대 남자.

그런 제부가 요즘 보면 동생한테 꽉 잡혀 산다.

잡아서 잡힌게 아닌..스스로 잡혀서 살아가는 제부를 보며

그동안 여동생이 베푼 덕이 허사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며칠전 동생한테 물었다.

"요즘 임서방 집안일좀 도와주냐?아들둘 키우면 힘드니 임 서방 한테도 집안 일좀 시켜지.""

이런 언니에게..

""언니는 내가 맞벌이하면 몰라도 집에서 살림만 하는데 .잡안일 시키면 되나 ..남자들은 돈벌어 주잖아..회사에서 시달리고 집안일 까지 남자가 뭐 봉이냐..""

아.우리제부가..결혼초와는 달리 아내에게 안주 하는 이유를 알았다.

내동생이지만 자랑 할만 하다.

원주 사돈 주소로 영덕게를 부치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얘...게 부쳣어 돈부쳐...근데 니..내동생이지만 참 착해...기특하고..""

언니의 칭찬에.""어...나 월래 착혀~~~~우헤헤~~~""

조선 사람은 칭찬을 못해요..못해~~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