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을 털어놓자니
뭔지 모를 짜릿함이 느껴진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어도 숨겨진 바람끼(?)는 어쩔수 없었는지.
아니면 사춘기 이전부터 마구 읽어대기 시작한 소설책 덕분인지.
난 이성에 일찍 눈을 뜨기 시작한것 같다.
중학교때 국어 선생님을 좋아해서 아버지가 애써 가꿔놓은 빨간 사과를 몰래 숨겨놓았다
초저녁잠이 많으신 아버지가 잠드신걸 확인한후에 부리나케 선생님 자취방앞에
갖다놓고 도망온일,
남보다 쬐끔 낫다고 자부해온 짧은 문장으로 찜해둔 남학생한태
줄차게 편지 보낸일, 그 남학생이 내편지를 교실에서 크게 낭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루저녁내 울고 마음을 접었었다.
고등학교2학년부터 만난 남학생과는 아버지몰래 데이트를 하느라
밤이슬도 무지 많이 맞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첫키스가 이루어졌을법도 한데 그냥 지나쳤다.
참 겁도없이 붙어 있었는데.....
다른친구한태 들으니 걔가 나를 위해서 지켜줬대나?ㅋㅋㅋ
대학가서 그사람을 만났다.
초파일날 연등행사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한것 같다.
난 우리학교 선배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냥 회사원.
그래도 그땐 참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사랑받은것 같다.
아무런 생각없이 감정에 충실했고 결혼도 생각했다.
그런데 동성동본....
그래도 그냥 친오빠라 생각하고 만나기로 했다
서로 헤어지자고도 해봤지만 너무 힘들었으니까.
그사람하고의 키스...뽀뽀가 아닌 진짜 키스...
만나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손도 잡았지만 키스는 졸업하던 그해였다.
그때는 밤새워하는 음악다방이 있었다.
신청곡을 틀어주기도 하고.........
밤을 세우기로 하고 그곳에서 앉아있다가...
살며시 다가오는 그의 입술을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열고 들어오는 끈적한 느낌.
좋다는 느낌보다는 이상하고 ....
한참동안 침을 삼킬수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부끄럽고.....
그해 여름휴가때 단둘이 불영계곡으로 여행을 갔다.
그곳에서 그와 키스아닌 첫관계를 가졌다.
많이 아팠던 기억.
그냥 같이 살자고 하던 그에게 그럴수 없다고 했지만.
난 그때는 같이자면 무조건 임신인줄 알고 이제 그의 아기를 가졌으니
아무도 모르는 곳에가서 혼자 그의 아기를 키우면서 살아야지 생각했었다.
난 그의 아기를 가지지도 않았고 아무도 모르는 먼곳으로도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할머니 병간호를 잘해줄 착한 여자와 결혼해서 아들둘 낳고
잘살고 있다고 한다.
나에게 비밀하나를 심어놓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