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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


BY 꿈꾸는 여인 2005-01-31

나는 1954년 2월 14일에 태어났다.

위로 5살이 많은 언니가 있다.

아래로는 2살이 작은 남동생과

두여동생이 있다.

7살이 작은 여동생, 9살이 작은 여동생.

 

어릴때,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여러남매를 두셨지만,영양실조로 이런저런 병으로

잃어 버리고,우리 엄마,즉 외할머니한테는  유일한 자식이다.

 

그래서인지,남존여비(男尊女卑)의 관습때문이었는지,

외아들인 남동생에 대한 대우에 비하면,나는 상대적으로 늘 `아니다'고

느끼며 자랐다.

그리고 맏자식인 언니에게도, 엄마와 외할머니의 사랑이

많이 가고 해서, 은연중에 사랑의 불공평함을 느끼곤 했다.

 

둘째의 설움, 악착같은 성질,강한 승부욕,그러면서도 착하고 너그러움,

여리디 여린 모습......

이제까지 살면서 많이 부디치고,부디끼고 살아왔다.

나의 강한 성격이, 지기를 싫어하는 성질이,조화를 이루지 못햇던것 같다.

 

이제 50고개를 넘고보니,몸은 예전 같지 않고,자꾸 약해질려는

마음을 다잡고, 다독이고 하는데도,삐쭉하게 올라오는 게으름,

그동안 살아 오면서 느꼈던 설움이 한꺼번에 몰려와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서러울때가 많다.

 

몸이 아프면 먼저 남편을 원망하고,자식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는,

마음이 앞서게 된다.

원망을 해 봤자, 아무 소득이 없고, 자신만 상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몸만 아프면 자꾸 남의 탓을 하게 된다. 

 

살고싶고,죽기 싫고,삶의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심해 지는것 같다.

나에게 좀더 잘해달라고 애원하고, 간절하게  힘든 나의 심경을

호소해야 되는데, 마음은 이상하게 그것과는 정반대로 퉁명스러워지게

되고, 그동안 꾹꾹 눌러 놓았던 설움과 회한이 함꺼번에 밀려와

상대를 더욱 괴롭히고 싶고, 그 앙갚음을 해주고 싶은 나의 마음에

나도 화들짝 놀라게 된다.

 

이럴때 마다.나는 착하고 반듯하다고 생각하며 살던 나자신이

가증스럽고 교활하고 독한 마음, 감추어 놓았던 비밀스런 나의 마음에

아찔하고 망연자실하게 된다.

`어쩌면 저럴수가 있을까'하고, 남의 일에 곧잘 쉽게 얘기해버리던,

나자신이, 나의 일이 되니까,역시 남과 다르지 않은 어쩔수 없는 나의 

모습이 불쌍하고 처량해진다.

 

그러면서도,나의 옆에서 자기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

남편과 자식을 보면서 마음을 천천히 한순간 돌리면서

내가 왜?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나는 이제 내몸이 나의것이 아니다.

남편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고, 애들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

나는 나자신을 위해서도 살아야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그들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나를 낳아 주시고, 길러주시고, 교육시켜주시고,

남편과 짝지워 주시고, 오매불망 염려하시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동안 많이 아프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많은 눈물을 흘리게

해드린  우리 엄마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이제 엄마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리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당해봐야 한다고 한다.

아파봐야 아픈사람의 마음을 알게 되고,부모가 되어 자식을

길러 봐야 그 깊은 속을 알게 되나 보다.

돈 버는 남편속도 돈을 벌어 봐야 알런지.......

 

웃사람 아랫사람 비위 맞추고,자기 맡은 일에 힘겨워

피곤에 지쳐 집에 오면, 아내가 아프단다.

입장을 바꾸어 보면 나는 어떠할까?

짜증스럽고 살맛이 안날것 같다.

어서 털고 일어나 내 생활의 리듬을 찾아야지.

오늘도 나는 나를 다독이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