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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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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깜빡......깜빡증


BY 꿈꾸는 여인 2004-12-29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했다.

"응"  하고   남편이  대답했다.

수원역까지 차로  남편을  기분좋게  웃으며  배웅했다. 

 

잠시후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  핸드폰을  왜  안가지고  갔어?"   

"엄마가  핸드폰만  가져갔더라도 연락이  됐을꺼  아니야" 하고 

애들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편이 핸드폰  두개를  

깜빡하고  안가져  간것이었다.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다.

가끔씩  깜빡깜빡하고  잊어버린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럴  때마다  서울로  가는  사당전철역   직행버스시간에  맞춰서

부리나케  차를  몰아서  갖다주곤  했었다.  

그런데  남편은  오전  11시49분  경부선  기차로  떠나버렸고, 

핸드폰을  안가져  갔으니  연락도  할수없는 

기가막힌  상황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가슴이  깝깝하고  답답했다.

애들이  야단법석을  떨며  걱정을  하는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한참동안  망설였다.

애들  보고  빨리  기차표를  예매하라고  했다.   

일요일이라서  전부  매진이란다.

통에다가  김치를  담고  가방을  챙겼다. 

김천  내려갈  준비를  했다.   수원역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입석밖에  없다고  한다.

2시 51분  무궁화  입석기차표를  한장  끊었다.  

그리고  애들한데  전화를  했다. 혹시나  자리가  있는지

인터넷에  들어가  주시하라고   일러놓고는 

대합실에  앉아서  깜빡하고  졸았나  보다.

 

그러기를  한두어 시간이  지나서,  집으로  전화했다.

"엄마!  왜  전화  안받어?,  2시 51분  기차표  잡았다고   아무리  전화해도   안받데" 

한다.   "응,  자고    있었어"    "엄마!   거기가   어디야?"  한다. 

"응 , 여기 수원역  대합실이야, 의자에  앉아서  잠시  졸았나봐"  대답하고 ,

일어나  입석표를  좌석기차표로  바꾸었다.

시계를  봤다.  아직  한시간은  더  기다려야했다.

 

11시  49분기차로  출발했으니  

김천까지는   새마을로  2시간10분  그러면  지금쯤   도착했을것   같아 

연신  원룸에다  전화를  해보지만  받질  않는다.

회사엘  전화해서  물어봐도  역시  도착하질  않았단다.    

 

그러고  얼마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   미안해" 라고 한다.  

"애 먹이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하니  남편이

"내일  택배로  보내지 " 한다.   

 `전화로   모든  일들을  주고받는데 그걸  뻔히  알면서  어떻

게  내일까지'  어림없는  얘기지.

"5시  15분에   도착할텐데  핸드폰  전해주고  바로  돌아와야  될것같에" 라고  했더니 

"응, 알았어,   올라가는  기차표  곧   예매할께" 한다.

 

김천역에  도착하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먹을시간도  되었고  출출하기도  해서

같이  식당엘  가서  굴해장국밥과  우렁이국밥을  시키고  돼지수육  한접시를  시켰다.

돼지수육을  무우말랭이  김치를  곁들여  깻잎에 싸서  맛있게  먹었다. 

굴해장국밥과   우렁이국밥도 둘이서   반  나누어   맛있게  먹었다.  

배가  부르고  기분도 좋았다.

 

그리고  이런  저런  애기를  하면서  두  깜빡이는 

남편이  사는  원룸엘  같이  갔었다.

남편은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을  닦고 , 설겆이를  하고 , 화장실을  씻고,  베란다를   닦고 ,

마지막으로  걸레를  빨았다.   깨끗하게  정리를  마쳤다. 

저녁  8시  37분차로  집에  돌아오니 

밤11시   30분이   다   되었다.   

 

남편이  늘  수원에  있는  집으로   올라온다.   

나는  남편이  있는  김천엘  잘  내려가지  않게된다.

특별히  일이  있으면  가끔씩  간다.

애들  때문에도  자기가   올라올테니   집에  늘  있으라고  한다.

가끔씩   내려가서   챙겨줘야   되는게    내  도리인줄   알지만

자의  반   타의  반  늘   안쓰러운  마음  뿐이  었는데.......

남편의  깜빡증으로  인해서  우연히  일상에서의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고, 

얼김에  내  도리를  한것같아서  마음이  개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