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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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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편지


BY 아줌마 2004-12-12

갑신년의 한 해가 저뭅니다. 2004년 한해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진 때가  멀지 않은성 싶은데 어느새 마지막날을 가까이 두고 초조한 감회에 젖다니요.

세월이 강물처럼 흐른다는 말을 실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세상 바깥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막바지 급류에 몸을 실은 일엽편주의 심정으로 말입니다.

 

내게도 많은 일들이 지나갔군요. 얼떨결에 진학한 학교를 다니느라 너무 힘들었고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강의 내용에....

또한 리포트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제출하기도 했지요.

 

아뭏든 밤낮으로 뛰어 다닌 덕분에 조금의 성과도 있었고 삶의 활기도 찼지요.

지금은 종강도 하고 그동안 소모한 체력을 보충하느라 동물이 겨울잠을 자듯 퇴근과 동시에 동면에 들어갑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때로는 열정적으로,때로는 무능과 게으름으로, 때로는 무겁게,때로는 가뿐하게 .... 언제나 흡족하고 아름다웠던 것은 아니지만 보잘것 없다거나 무용한 것 또한 아니었습니다.

 

그대의 2004년은 어떠했는지요?

그저 기쁘기만 했을리 없듯이 내내 슬프기만 했던 것도 아닐 테지요. 부진했던 만큼 약진의날도 있었을 것이고 상심했던 만큼 의욕넘치는 때도 있었을 것이며,아프고 쓰라렸던 만큼 빛나는 어떤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안팍으로 복잡하고 곡절도 많은 세상 살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존재는 경이롭고 삶은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고 여겼을 것이고요.

 

그렇게 2004년을 숨가쁘게 건너왔듯이 2005년이라는 미지의 사막으로 오아시스를 찾아가나는 낙타처럼 묵묵히.

 

낙타는 뜨겁고 건조한 사막의 저 깊은 땅 속에도 푸르디 푸른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는다는군요.

04년을 마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