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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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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늘 2004-12-09

그간 아컴 에세이방을 내집 드나들듯  편하게 잦은 걸음을 하였으나 최근 직장 이직으로

 이제사 뜸한 발걸음을 하게되었다.

 

 3년여 다닌 직장에  퇴사를 하면서 마음 같아서는 고단한 날개좀 쉬엄

쉬엄 내려놓고 멀리 훌쩍 홀가분 여행을 떠나리라  마음 갈피 희망사항으로 채곡였는데

가장이란  그 무거운 부담감, 책임감으로  희망사항은 말 그대로 희망으로 간직하고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내년이면 군에 간 아들 아이가 제대 후 복학을 할것이고 그러면 대학생이 두명인데

왠일인지 회사 급여는 이런 저런 규약으로 늘 멈춤이었고 그나마도 날이 갈수록

근무여건도 불편하여 퇴사를 결정하였는데 집에서 쉬면서 마음 편안할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책임감!

 

딸아이 얼굴을 봐도 그렇고 어쩌다 수신자 부담으로 걸려오는 아들아이 전화를 받아도

에미로써 부모로써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마음은 천근 만근의

무게로 눌러져 다가오고...

 

퇴사 후 하루를 쉬었을까?

 

바로 재취업을 위하여 여기 저기에 원서를 내고 면접 제의가 오자 이력서에 붙혀질

사진을 찍었다.

 

아저씨~~ 예쁘게 찍어주세요~~이력서에 낼거니까요~~

 

알았어요 그러죠~~

 

자아~~고개를 조금만 이쪽으로 돌리세요~

 

네~ 좋으네요~

 

조금 웃으세요~

 

오케이~~~ 좋습니다~ 그대로~~~ 찰칵~~

 

 

면접을 보러가는 날 서울 하늘에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40대 중반을 넘어선 아줌마가 새직장으로 이직은 결코 만만한 결정이 아니었고 그만큼

나름대로 발걸음도 무거웠지만 다행히 좋은 인상을 심었는지 채용하겠다는 연락이

그날 저녁부로 날아왔는데 문제는 앞으로의 수입은 날이 갈수록 발전이 있겠으나

당장 의료 보험이나 퇴직금, 국민 연금 등 보장이 안되었고 내년 경기가 불안하다는데

그 영향을 받을 직장이었기에 갈등이 일기 시작하였다.

 

밤새 뜬눈으로 뒤척이다 맨처음 콜센터 상당원 일을 시작할 적에 직장에서는 나의

상사였지만 개인적으로 늘 나에게 친동생 이상으로 정을 주고 따랐던 실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동종 업계로 올 봄 이직을 하였는데 다니던 회사의 규모보다 대규모였고

낯익은 팀장들도 그곳으로 자리를 많이들 옮겨있어  나를 보더니 모두들

반가워 하며  포옹을...

 

오랫만에 만난 실장님과 예전처럼 가정일도 그리고 직장일도 의논겸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장님은 나를 보고 와줘서 일하시면 저야 너무도 고맙다며 반겨주었고 내입장에서는

신뢰감있는 넓은 가슴의 직장 상사와 다시금 연을 맺게 됨이 감사하였다.

 

아무튼 그간 퇴사와 입사를 부산하게 하였고 퇴사 후  먼나라로 훨훨 자유

여행을 떠나리라 생각했던 꿈은 꿈으로 접고 오늘도 같은 모양으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를 보냈다.

 

많은 고민과 갈등 그런것들로 인하여 남보다  빨리 찾아온 폐경기 징후를 겪으면서

우울과 서러움의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이제 살아온 날들 보다 살아갈 날들이 적을 나이에

안정적인 가정 생활에 한판 수다로 매일 여유를 즐길 아줌마이고 싶은데

세상은 나를 너무 과대 평가하는지 또 다른 나를 찾아  세상밖으로 내보냅니다. 

 

새직장에 당분간 적응도 낯설고 사십 중반에 또 다른 나를 찾아 걸음한 제가

 

이 힘든 시련의 구비 구비 어려운 고개를 잘 넘기게 기도 부탁드립니다.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합니다.

 

마지막 한해의 마무리 12월 에세이방 고운님들 잘들 보내시고들 계신가요?